주요 기사 요약
정부가 2026년부터 직장인의 세금과 사회보험료 체계를 개편한다. 가장 큰 변화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9%에서 9.5%로 인상되고, 건강보험료도 0.1%포인트 올라간다는 것이다. 반면 자녀세액공제는 대폭 확대돼 첫째 15만원에서 25만원으로, 둘째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셋째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된다.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도 자녀 1인당 월 20만원으로 확대되고, 새로 결혼세액공제 100만원(부부 합계)도 신설된다. 정부는 “저출산 극복과 가정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하지만, 직장인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직장인이 연말정산을 기다리는 이유
직장인이 1년에 가장 관심 갖는 날은 2월 중순이다. 연말정산 결과가 통장에 들어오는 날이다. 세금을 돌려받는 날이니까.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수십만 원, 적게 받는 사람은 몇 만 원. 내가 돌려받는 그 돈이 나에게 중요한 이유는, 월급에서 이미 떼인 세금이 실제로는 “너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세무신고를 3년째 하고 있다. 연말정산을 위해 영수증을 모으고, 기부금을 정리하고, 보험료 영수증을 확인하고, 홈택스에 접속해서 신고한다. 그 과정을 3번 반복하며 깨달은 게 있다. 직장인의 세금은 “개편”된다고 해도, 결국 직장인이 낸다는 거다.
월 15,000원의 국민연금 인상
2026년이 오면, 나는 매달 국민연금을 조금 더 내야 한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9%에서 9.5%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월 소득 300만원대 직장인 기준으로, 월 약 15,000원이 더 나간다. 연간으로는 180,000원이다.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니, 나는 월 7,500원 정도를 더 내는 셈이다. 하지만 이건 겉으로만 그렇다. 회사가 낸 돈도 결국 나의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보너스, 복리후생, 임금 인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돈이 그만큼 줄어든다.
정부는 이 조치를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요한 결정”이라고 했다. 맞다. 국민연금은 이 속도로 나가면 2050년쯤 기금이 고갈된다고 한다.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 지속 불가능하다. 하지만 직장인 입장에서는 월급이 고정돼 있는데, 떼가는 세금과 보험료가 계속 올라간다는 게 문제다.
건강보험료 0.1%포인트 인상
건강보험료도 올라간다. 7.09%에서 7.19%로 인상된다. 국민연금에 비하면 작은 인상이지만, 역시 월급에서 떼어진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수만원대의 추가 부담이 된다.
이렇게 되니, 2026년 직장인의 실수령액은 2025년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연봉이 올라도, 세금과 보험료가 더 많이 떨어진다면, 결국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그만큼 줄어든다.
자녀세액공제 확대, 정말 반갑나
정부는 반대편에서 “세액공제를 확대했습니다”라고 발표했다. 자녀세액공제를 대폭 올렸다. 첫째 15만원에서 25만원으로, 둘째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셋째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됐다.
이건 좋은 소식이다. 아이가 있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개편이다. 내 경우, 아이가 2명이니 기존에는 연간 420만원의 자녀세액공제를 받았다. (부모급여 월 100만원에서 일부 소득세가 재계산되므로) 2026년에는 그 금액이 늘어날 것 같다. 첫째 25만원 + 둘째 30만원 = 연 660만원(세액공제 기준으로 월 55만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세액공제는 “이미 낸 세금을 돌려받는” 시스템이다.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 더 많이 돌려받는다는 뜻이다. 고소득자는 당연히 더 많은 세금을 내니까, 세액공제를 받아도 돌려받는 액수가 크다. 반면 저소득자는 원래 내는 세금이 적으니, 세액공제를 받아도 도움이 작다.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 확대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가 “자녀 1인당 월 20만원”으로 확대된다고 했다. 기존에는 근로자 1인당 월 20만원이었으니, 이건 큰 개선이다. 아이가 2명이면 월 40만원의 보육수당을 비과세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여기에 조건이 있다. 회사가 이 수당을 줘야 한다. 정부가 “비과세 한도를 확대했습니다”라고 해도, 회사가 실제로 그 금액을 줄 의무는 없다. 회사가 자발적으로 보육수당을 지급할 때, 그 한도가 확대되는 것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다행히 보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월 30만원 정도. 2026년에는 월 40만원까지 비과세로 받을 수 있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이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혼세액공제,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새로운 제도가 신설됐다. 결혼세액공제다. 부부 합계 최대 100만원(1인당 50만원)을 세액공제로 받을 수 있다. 혼인신고한 연도에 바로 적용된다.
정부의 의도는 명확하다. 결혼을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결혼하는 부부에게 세금 혜택을 주겠다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 정책도 한계가 있다. 세액공제는 세금을 낸 사람이 받는 혜택이다. 소득이 없거나 매우 적어서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사람은, 이 공제를 받아도 도움이 된다. 또한, 이미 결혼한 부부는 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 정책을 시행하는 시점 이후에 결혼한 사람들만 받을 수 있다.
세금은 “개편”이 아니라 “재분배”일뿐
2026년 정부 정책을 종합해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직장인 월 평균 7,500원 추가 부담 (연간 90,000원) 건강보험료 인상: 직장인 월 평균 수천원 추가 부담 (연간 수만원)
반면:
자녀세액공제 확대: 아이가 있는 직장인은 연말정산 때 추가로 받을 수 있음 보육수당 비과세 확대: 회사가 보육수당을 지급하면, 비과세 범위가 확대됨 결혼세액공제: 새로 결혼한 부부가 받을 수 있음
문제는 이것이다. 보험료 인상은 “모든” 직장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세액공제 확대는 “특정” 직장인만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아이가 없는 직장인은 자녀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결혼하지 않은 직장인은 결혼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은 “개편”이 아니라 “재분배”인 셈이다. 아이가 없는 직장인과 결혼하지 않은 직장인의 세금 일부를, 아이가 있는 직장인과 새로 결혼한 부부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내가 받을 혜택과 낼 돈을 계산해보니
나는 올해 연봉 5,500만원대 직장인이고, 아이 2명이 있다. 2026년에 나에게 일어날 일을 계산해봤다.
국민연금 추가 부담: 월 약 7,500원 × 12개월 = 90,000원 건강보험료 추가 부담: 월 평균 5,000원 × 12개월 = 60,000원 (추정) 연간 추가 부담: 약 150,000원
반면:
자녀세액공제 확대: 기존 420만원 → 약 660만원으로 확대 가능 → 연간 약 180~200만원 추가 혜택 보육수당 비과세 확대: 월 10만원 추가 (비과세) → 연간 120만원
내 경우에는 받는 것이 내는 것보다 훨씬 크다. 보험료 인상으로 연 15만원을 더 내지만, 세액공제 확대와 보육수당 비과세 확대로 연 300만원 이상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건 내 경우일 뿐이다.
아이가 없는 직장인은
만약 내가 아이가 없다면 어떨까? 아이가 없다면 자녀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보육수당도 받지 못한다. 결혼했더라도, 이미 혼인신고한 사람이라면 결혼세액공제도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국민연금 추가 부담: 월 약 7,500원 × 12개월 = 90,000원 건강보험료 추가 부담: 월 평균 5,000원 × 12개월 = 60,000원 연간 추가 부담: 약 150,000원
받을 것: 거의 없음
이 경우, 나는 순수하게 세금과 보험료만 더 낸다. 받을 것이 없는 것이다.
세금 개편의 의도와 현실의 차이
정부가 2026년 개편을 발표할 때, 헤드라인은 “자녀세액공제 확대”와 “결혼세액공제 신설” 같은 긍정적인 내용이었다. 마치 모든 직장인이 혜택을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정책의 혜택은 특정 집단에 집중돼 있다. 아이가 있는 직장인과 새로 결혼하는 부부가 주요 수혜자인 것이다.
반면, 보험료 인상은 모든 직장인에게 부담을 준다. 이미 결혼해서 혼인신고를 한 부부도, 아이가 없는 직장인도, 모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인상의 부담을 받는다.
결국 정부의 정책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아이가 있는 가정을 더 지원하겠습니다. 대신 모든 직장인은 보험료를 더 내주세요.”
내가 세금을 더 낼까, 덜 낼까
질문으로 돌아와 보자. “나는 세금을 더 낼까?”
아이가 2명 있는 내 경우, 답은 “아니다”이다. 받는 것이 내는 것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2026년 연말정산 때, 나는 더 많은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체 직장인 입장에서 보면? 모든 직장인이 보험료 인상의 부담을 받는다. 세액공제 확대는 특정 집단만 받는다. 따라서 평균적으로는 “직장인 세금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2026년은 “누가 어떤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해”다.
아이가 많은 가정: 이득 아이가 없는 가정: 손해 이미 결혼한 기혼자: 손해 새로 결혼하는 부부: 이득
세금 전략의 시작
직장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세금 전략은 “정부가 주는 혜택을 모두 챙기는 것”이다. 세액공제, 소득공제, 비과세 혜택들을 모두 파악하고 신청하는 것이다.
2026년 직장인들이 할 일:
- 기업에서 제공하는 보육수당 한도 확인 (자녀 1인당 월 20만원까지 비과세 가능)
- 연금저축, IRP 납입으로 세액공제 받기
- 교육비, 의료비, 기부금 영수증 모으기
- 고향사랑기부제로 세금 환급받기
이런 식으로 “주어진 틀 내에서” 세금을 줄이는 것만 가능하다. 더 큰 세금 부담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직장인으로서 3년간 세무신고를 하며 느낀 것은, “세금은 항상 늘어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료, 건강보험료, 소득세. 정부가 하는 말은 “세금을 감소시키겠습니다”가 아니라 “다르게 배분하겠습니다”다.
2026년도 마찬가지다. 모든 직장인이 보험료 인상의 부담을 받는다. 특정 집단은 세액공제 확대로 그 부담을 상쇄받을 수 있지만, 다른 집단은 순수하게 부담만 증가한다.
정부의 정책 의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고, 가정경제를 안정시키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모든 직장인이 세금을 더 낸다”는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2026년 2월, 연말정산 결과가 나올 때.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한숨을 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