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두 암검진 받고 기간 연장으로 본 2026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한계, 의료비 부담 완화 가능할까

주요 기사 요약

정부가 2026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건강보험료율은 7.19%로 인상되며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2,235원 오른다. 항암제 치료 범위가 확대되어 다발골수종 환자의 연간 투약비용이 8,320만원에서 416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암검진 기간도 연장되어 2026년 1월 31일까지 놓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청년층 검진도 강화되고 정신건강 검진 항목이 추가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암검진 관련 비용, 특히 추가 검사 비용이 개인 부담으로 남아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가족 모두 암검진을 받기로 한 그 해

작년 10월, 우리 가족은 모두 암검진을 받기로 했다. 아버지는 67살, 어머니는 64살, 누나는 47살, 나는 42살이었다. 엄마가 처음 꺼냈다. “이제 우리도 암검진 제대로 받아보자”는 말이었다. 그때까지 우리 가족은 일반 건강검진은 받았지만, 암검진은 미루고 미뤄왔다. 시간도 없었고, 뭔가 도움이 될지 확신도 없었다.

하지만 이웃 아주머니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고, 친척 중에도 암으로 돌아가신 분이 계셨다. 그제야 우리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예방도 좋지만,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거였다.

우리가 받은 암검진은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누나), 자궁경부암(나)이었다. 폐암 검진도 있다고 했지만, 흡연력이 있어야 해서 우리 가족은 제외됐다. 국가 지정 병원에 예약을 잡고, 가족 모두 함께 갔다.

무료인 줄 알았는데

“국가암검진이 무료잖아”라고 생각했다. 맞다. 기본적인 검진은 무료 또는 매우 저렴하다. 검진 비용의 대부분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다. 다만 국가암검진 대상자(보험료 부과기준 하위 50%)가 아니면 본인부담금이 10% 발생한다.

우리 가족은 직장가입자이고, 어느 정도 소득이 있어서 국가암검진 대상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본인부담금이 10% 생겼다. 기본 암검진 비용은 크지 않았다. 위암 검진 약 5만원, 대장암 검진 약 3만원대였다. 가족 4명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기본 검진 비용은 총 50만원 정도였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숨어있던 비용들

아버지의 대장암 검진에서 “반응이 있다”는 판정이 나왔다. 분변잠혈반응검사(대변에 피가 섞여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거였다. 의사는 “대장내시경을 받으셔야 한다”고 했다. 그게 추가 검사였다.

추가 검사는 국가암검진 대상이 아니었다. 병원에 물어보니, 대장내시경 비용이 약 60만원이었다. 이 중 건강보험이 70% 정도 나가고, 우리가 낼 본인부담금은 약 18만원이었다. 게다가 “수면내시경을 권한다”고 했다. 수면내시경이라면 마취비가 추가로 15만원 정도 더 든다고 했다. 결국 아버지의 대장내시경은 총 33만원이 들었다. 처음 생각한 기본 검진 비용과는 완전히 달랐다.

누나는 유방암 검진에서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유방 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했다. 그것도 약 15만원이 들었다. 의사는 “혹시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초음파 결과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나왔다. 다행히 추가 비용은 없었다.

나는 자궁경부암 검진 후 “HPV 검사를 추가로 하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자궁경부암 재발 위험을 확인하는 검사라고 했다. 비용은 약 10만원이었다. 나는 했다. “하는 게 낫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었다.

암 검진이라는 비용의 늪

가족 4명의 암검진 총 비용을 정리해보니, 생각보다 많았다. 기본 검진 비용 약 50만원. 추가 검사 비용 약 58만원. 총 108만원이 들었다. 한 사람당 평균 27만원이었다.

한두 번이면 괜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암검진은 2년마다 받아야 한다. 그럼 2년마다 108만원이 든다는 뜻이다. 10년이면 540만원이다. 가족이 많으면 부담은 더 커진다.

내가 받은 비용을 보니, 처음에 생각한 “국가암검진은 무료”라는 관념이 사실이 아니었다. 국가암검진 대상자가 아닌 이상, 기본 검진은 저렴하지만 추가 검사가 들어가면 비용이 급격히 올라간다.

더 큰 문제는, 아버지처럼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통지를 받으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거였다. 건강이 걱정되니까. 비용이 만만치 않아도, 받지 않을 수 없다.

2026년 보장성 강화, 누구를 위한 건가

2026년에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된다고 했을 때, 나는 어떤 부분이 강화되는지 확인해봤다. 다발골수종 치료제의 보장성이 확대되고, 면역항암제 범위가 넓어진다고 했다. 좋은 소식이다. 다만 그건 암이 이미 발견되고, 치료 단계에 들어간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암검진 비용 자체의 보장성은 어떻게 되나. 기본 검진 비용은 이미 90% 정도를 공단이 낸다. 문제는 추가 검사다. 대장내시경, 조직검사, 초음파 등 추가 검사는 본인부담이 크다. 이 부분은 2026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봤다.

오히려 보험료가 올라가니, 국민 입장에서는 보장성 강화보다는 부담 증가가 먼저 느껴진다.

암검진 기간 연장, 그것이 의미하는 것

2026년 암검진 기간이 연장된다는 소식도 들었다. 2026년 1월 31일까지 놓친 암검진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 가족은 이미 다 받았지만, 이건 실은 대단한 소식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검진 시기를 놓친다. 일이 바쁘거나 피곤해서, 아니면 그냥 미루다가 시간이 훌쩍 지난다. 2년마다 한 번씩 받아야 하는 검진인데, 기간이 지나면 또 기다려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에서 기간을 연장해준다는 건, 어쨌든 국민들이 검진을 제때 못 받고 있다는 뜻이었다.

정부가 “보장성 강화”를 말하기 전에, “왜 사람들은 검진을 받지 않는가”를 먼저 물었으면 좋겠다. 비용 때문인가, 시간 때문인가, 아니면 그냥 관심이 없어서인가. 아마도 여러 이유가 섞여있을 거다. 하지만 분명한 건, 기간을 연장해야 할 정도면, 현재의 검진 체계가 국민들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암 진단 후의 비용 폭탄

아버지의 대장내시경 결과는 좋았다. 용종(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조직)이 있었지만, 암은 아니었다. 의사는 “6개월 후에 다시 검사하라”고 했다. 용종을 제거했으니,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그 순간, 내가 느낀 건 안도감과 동시에 또 다른 비용이 들어올 거라는 생각이었다. 6개월 후에 또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비용은 또 발생한다. 이게 보통 암의 진단과 치료 과정이다.

암이 발견되면, 치료비는 엄청나다.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 등. 암 치료제가 보장된다고 해도, 본인부담이 여전히 크다. 특히 신약이나 최신 치료법은 아직도 비용 부담이 크다.

2026년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주로 “이미 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위한 것이다. 암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검진 비용을 줄이는 건 별로 없다.

예방이 치료보다 싸다는 말의 의미

의료계에서는 “예방이 치료보다 싸다”는 말을 자주 한다. 맞다. 암을 예방하는 것이 암을 치료하는 것보다 훨씬 싸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말기에 발견하는 것보다 훨씬 싸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암검진을 제때 받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시간도 드물고, 결과를 기다리는 불안감도 있다. 게다가 추가 검사가 나오면, 비용이 생각보다 크다.

정부가 “예방 중심”으로 정책을 짠다고 해도, 실제 검진 비용은 여전히 개인이 크게 부담하고 있다. 기본 검진은 보장되지만, 추가 검사는 보장되지 않는다. 암이 의심되면 더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그건 비용이 크다.

통계와 현실의 간격

정부는 “2026년 건강보험료 인상은 1.48%로, 보장성 강화와 재정 안정을 위한 필요한 결정”이라고 했다. 항암제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검진 기간도 연장하고, 건강검진 항목도 추가한다고 했다.

통계로는 좋아 보인다. 다발골수종 환자의 연간 투약비용이 8,320만원에서 416만원으로 줄어든다니, 정말 큰 변화다.

하지만 아버지가 받은 추가 검사 비용 33만원은 여전히 내 돈에서 나갔다. 암검진 기간이 연장된 건 좋지만, 기간을 연장받아야 하는 상황 자체가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건강검진에 정신건강 항목이 추가되는 건 좋지만, 암검진 자체의 비용은 여전히 감소하지 않고 있다.

내가 원하는 건

나는 정부가 건강보험료를 올리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건강보험이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해야 하는 건 맞다. 암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바꿔달라는 게 있다면, 예방 단계의 비용을 더 줄여달라는 거다. 암검진이 진짜 국민들을 위한 정책이려면, 기본 검진뿐 아니라 추가 검사도 보장 범위를 넓혀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암이 의심될 때의 추가 검사 비용은 본인부담을 대폭 줄여야 한다. 정말 필요한 검사인데, 비용 때문에 못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리고 검진 기간을 연장해주는 것도 좋지만, 처음부터 검진 대상자들이 제때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일이 바쁘거나 시간이 없어서 검진을 못 받는 상황이 줄어들어야 한다.

2026년을 맞이하며

내년에 우리 가족은 또 암검진을 받아야 한다. 2년마다 받는 게 표준이니까. 그때도 기본 검진 비용은 물론, 추가 검사 비용까지 생각해야 한다. 아버지처럼 또 다른 검사가 필요하다는 판정이 나올 수도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된다고 해도, 검진 단계에서는 여전히 개인의 부담이 크다. 아마도 2030년, 2040년이 되어도 이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말한다. “보장성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의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여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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