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주 3회, 5km 정도였다. 1년이 지나니까 주 4~5회, 10km까지 늘었다. 지금은 마라톤도 완주했고,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다. 근데 정말 신기한 게, 주변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넌 왜 계속 달리기만 해? 헬스장도 가고, 요가도 해보고, 수영도 해봐”라는 거였다. 처음엔 무시했다. “달리기면 충분하지, 뭘 더 필요해?”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최근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 결과를 읽으니 내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답은 다양성에 있었다.
지난 30년간 추적된 대규모 연구가 나왔다. 여성 12만 명, 남성 5만 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을 기록했다. 놀랍게도 결론은 명확했다. 한 가지 운동만 꾸준히 하는 것보다, 여러 형태의 운동을 섞어서 하는 게 수명을 연장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거였다. 더 충격적인 건, 운동량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는 거다.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효과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즉, “많이”보다 “다양하게”가 정답이라는 거다.
한 가지 운동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달리기를 계속하면서 느낀 게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특정 근육만 발달하고, 다른 부분은 약해진다는 거다. 상체 근력은 별로 발달하지 않는다. 유연성도 별로 향상되지 않는다. 달리기는 심폐 능력과 하체 근력에만 집중된다. 결국 신체는 불균형 상태가 된다.
이게 단순한 미관의 문제가 아니다. 신체 건강의 관점에서 봐도 문제가 된다. 근력이 약해진 부분은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유연성이 떨어지면 일상 동작이 어려워진다. 나이가 들면서 골밀도가 감소하는데, 달리기만으로는 충분한 자극이 못 된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건강 악화로 이어진다.
연구 결과를 보면 더 명확하다. 단일 운동만 하는 그룹과 다양한 운동을 병행하는 그룹을 비교했을 때, 다양한 운동을 하는 그룹의 사망 위험이 훨씬 낮았다. 특히 순환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양한 운동이 다양한 신체 기관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운동 총량의 함정, “많이”가 답이 아닌 이유
일반적으로 우리는 “운동을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주 7일, 하루 2시간씩 운동하는 사람이 주 3일, 하루 30분씩 운동하는 사람보다 훨씬 건강할 거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처럼 들린다. 더 많은 운동량은 더 많은 칼로리 소모고, 더 강한 근력과 심폐 능력을 의미할 테니까.
하지만 연구 결과는 다르다. 운동량이 특정 수준을 넘어가면 추가 효과가 거의 없다고 했다. 오히려 어떤 경우엔 과도한 운동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게 뭘 의미하는가?
첫째, 과도한 운동은 부상 위험을 높인다. 달리기를 하루에 3시간씩 하면 발목, 무릎, 엉덩이에 과도한 부담이 간다. 결국 만성 부상으로 이어진다. 근력 운동을 매일 같은 근육 그룹으로 하면 근육이 회복할 시간이 없어서 오버트레이닝 증후군에 빠진다.
둘째, 과도한 운동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고강도 운동을 과하게 하면 일시적으로 면역 체계가 약해진다. 충분한 회복 시간 없이 계속하면, 감염 위험이 올라간다. 정말 역설적이지만, 너무 많은 운동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셋째, 심리적 번아웃이 온다. 지나치게 힘들고 반복적인 운동은 동기를 잃게 한다. 결국 운동을 포기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적당한 수준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과도한 운동을 일시적으로 했다가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래서 연구에서 강조하는 게 최적의 임계점이다. 특정 수준의 운동량에 도달하면, 그 이상 운동량을 늘려도 건강 효과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거다. 오히려 필요한 건 그 수준을 유지하면서 운동 종류를 다양화하는 거다.
다양성의 마법, 신체 전체를 깨우는 운동의 조합
내가 달리기만 했을 때는 몰랐는데, 다양한 운동을 시작하니까 몸이 정말 달라졌다. 무엇보다 느낀 건 신체의 균형이다.
달리기는 하체와 심폐 능력을 키운다. 근데 상체 근력은 별로다. 헬스장 근력 운동(특히 상체 운동)을 추가하니까 팔 근력, 가슴 근력, 등 근력이 생겼다. 단순히 근육이 생긴 게 아니라, 일상에서의 자세가 좋아졌다. 무거운 짐을 들 때 훨씬 수월해졌다.
요가를 시작했을 때는 정말 놀랐다. 왜냐하면 내가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지 깨달았거든. 유연성이 부족하니까 일상 동작들이 어색했다. 요가를 꾸준히 하니까 몸이 부드러워졌다. 특히 고관절 유연성이 생기니까 달리기도 더 편해졌다.
수영은 또 다른 차원이다. 달리기와 근력 운동은 충격을 수반한다. 하지만 수영은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전신 근력을 기른다. 특히 코어 근력과 상체 근력 발달에 탁월하다. 게다가 심폐 능력도 함께 기른다.
걷기는 생각보다 무시할 수 없다. 강도가 낮지만,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내가 달리기를 못 하는 날도 걷기는 할 수 있다. 회복력도 중요한데, 저강도 걷기는 훌륭한 회복 운동이다.
연구에서도 이걸 강조했다. 다양한 운동을 병행하는 그룹이 더 좋은 건강 지표를 보였다. 심폐 기능도 더 좋고, 근력도 더 좋고, 유연성도 더 좋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사망 위험이 훨씬 낮았다는 거다.
실제로 어떻게 운동을 다양화할 것인가
여기서 나올 질문이 하나 있다. “근데 시간이 없는데?” 맞다. 모두가 운동에만 시간을 쓸 수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해야 하고, 가족을 봐야 하고, 할 일이 많다.
다행이게도 다양성을 위해 모든 운동을 고강도로 할 필요는 없다. 핵심은 다양한 자극을 주는 거다. 주 3~4일, 적당한 수준으로 충분하다.
예를 들어 내 현재 루틴은 이렇다. 월요일 달리기 45분, 수요일 헬스장 근력 운동 45분, 금요일 요가 60분, 토요일 느린 속도의 달리기 또는 수영 45분. 일주일에 총 약 4시간 정도다. 바쁜 직장인이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중요한 건 강도의 균형이다. 고강도 운동과 저강도 운동을 섞는 거다. 내 경우 달리기와 근력 운동이 고강도고, 요가와 천천한 걷기가 저강도다. 이렇게 섞으면 신체가 회복할 시간을 갖으면서도 다양한 자극을 받는다.
또 다른 방법은 같은 운동도 다르게 하는 거다. 달리기라도 속도를 바꾸고, 거리를 바꾸고, 경사지를 활용할 수 있다. 헬스장에서도 같은 운동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주마다 루틴을 조금씩 바꾼다. 이렇게 하면 신체가 항상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계속 하는 거다. 이상적인 운동은 “당신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다. 화려한 운동을 일주일 하다 포기하는 것보다, 심플한 운동을 1년 꾸준히 하는 게 낫다.
나이별로 다른 운동 다양성 전략
운동 다양성은 나이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20대와 30대는 고강도 운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근력 운동의 강도를 높이고, 고속 달리기도 가능하다. 이 시기에 최대 근력과 심폐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래도 운동 종류는 다양하게 해야 한다. 부상 예방과 장기적 건강 유지를 위해서다.
40대는 전환점이다. 신체 회복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때부터 고강도 운동과 회복 운동의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 근력 운동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강도보다는 안정성을 더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유연성 운동(요가, 필라테스)의 중요성이 올라간다.
50대 이상은 기능성 운동이 중요해진다. 일상 동작을 수행하기 위한 근력과 균형감각이 중요하다. 고강도 운동보다는 저강도 근력 운동, 균형 운동, 유연성 운동의 비중을 높인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심폐 운동은 필요하다. 단, 관절에 무리가 없는 수영이나 사이클링이 좋다.
이렇게 나이에 맞춰서 운동 다양성을 구성하면, 생애 전반에 걸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운동 다양성이 주는 심리적 이점
여기까지만 봐도 운동 다양성의 신체적 이점은 명확하다. 하지만 심리적 이점도 중요하다.
첫째, 지루함을 덜 수 있다. 같은 운동만 계속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해진다. 헬스장을 가도 같은 기구, 같은 동작의 반복이다. 하지만 다양한 운동을 하면? 항상 새로운 자극이 있다. 월요일엔 달리기의 쾌감을 느끼고, 수요일엔 근력 운동의 성취감을 느끼고, 금요일엔 요가의 명상적 감정을 느낀다.
둘째, 목표 설정의 다양성이다. 달리기만 하면 목표도 “더 빠르게, 더 멀리”로 단순하다. 하지만 다양한 운동을 하면 목표도 다양해진다. 벤치프레스 record를 갱신하고, 유연성 능력을 개선하고, 마라톤에 도전하고. 이런 다양한 목표들이 운동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셋째, 운동 커뮤니티의 확장이다. 달리기 동호회, 헬스장, 요가 스튜디오. 각각의 운동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이런 커뮤니티의 지지와 격려는 정말 중요하다.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함께하는 게 훨씬 꾸준하다.
운동도 다양하게 해보자
30년 연구의 결론은 명확하다. 운동의 양보다 질이, 그리고 질 중에서도 다양성이 가장 중요하다. 한 가지 운동만 계속하는 것보다, 여러 종류의 운동을 섞어서 하는 게 훨씬 건강하고, 수명도 길어진다. 그리고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까,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내 경험으로도 마찬가지였다. 달리기만 할 때는 신체의 한 부분만 발달했고, 지루함도 많았다. 하지만 다양한 운동을 시작하니까 신체가 균형잡혔고, 운동이 더 즐거워졌다. 무엇보다 건강이 개선됐다.
당신도 현재 하고 있는 운동을 살펴보자. 한 가지만 고집하고 있진 않은가? 그렇다면 다른 운동을 추가해보자.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게 어려울 필요는 없다. 작게 시작하면 된다. 달리기를 주 3회 하고 있다면, 한 번을 헬스장으로 바꿔본다. 요가를 해본다. 수영을 시도해본다. 이렇게 천천히 시작하면 된다.
가장 좋은 운동은 “당신이 꾸준히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들”이다. 많이하는 것도 아니고, 힘들게 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하게,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것이 당신의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진정한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