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다녀온 부모 돌봄으로 본 2026년 장기요양보험료 인상의 현실

주요 기사 요약

정부가 2026년 장기요양보험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0.9182%에서 내년 0.9448%로 올려지며, 세대당 월 평균 보험료는 17,845원에서 18,362원으로 517원 증가한다. 건강보험료 대비 장기요양보험료 비율은 처음으로 13%를 넘어 13.14%가 된다. 인상 이유는 고령화로 인한 수급자 급증 때문이다. 2022년 101만9천명이던 수급자가 2024년 116만5천명으로 늘었고, 지난 2년간 지출이 2조7천억원 증가한 반면 수입은 2조원만 증가했다. 정부는 수가 인상으로 재가서비스 이용 한도액을 최대 24만7800원까지 늘리고, 종사자 처우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특히 중증 수급자는 월 20만원 이상 한도액이 증가할 예정이다. 하지만 보험료 부담은 여전히 국민들의 몫이다.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그날

아버지는 작년 11월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 갑작스러웠다. 그 아침까지만 해도 아버지는 마당에서 화분에 물을 주고 계셨다. 오후 3시경 어머니가 쓰러진 아버지를 발견하셨고, 119에 신고했다. 서울의 큰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2주를 보냈다. 그곳에서의 시간들은 지옥 같았다.

함께 간 형은 병원비 걱정을 했다. 매일 나오는 고지서를 보면 건강보험이 꽤 많은 부분을 커버했지만, 본인부담금도 만만치 않았다. 약값, 주사비, 검사비 같은 게 자꾸만 누적됐다. 가장 힘든 건 불확실성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입원해야 할지, 회복이 될지 안 될지 아무도 몰랐다. 그렇게 2주가 지났다.

의사는 더 이상 종합병원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회복기 재활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이제 요양병원을 찾아야 했다. 요양병원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던 우리 가족이었다.

요양병원이라는 새로운 세계

요양병원을 찾는 건 생각보다 복잡했다. 의료사회복지사가 자신이 아는 몇몇 병원을 추천했지만, 가격대가 다 달랐다. 같은 요양병원인데 월 비용이 200만원대인 곳도 있고 350만원대인 곳도 있었다.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하니, 시설과 식사 수준, 간병사 배치 차이라고 했다.

우리는 결국 아버지 근처, 적당한 평판의 요양병원에 입원시켰다. 월 비용이 280만원이었다.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정확히 몰랐다. 담당 의료사회복지사가 종이 한 장을 주면서 간단히 설명했는데, 그걸로는 이해가 안 됐다.

입원 후 첫 통지서를 받았을 때 충격이었다. 월 280만원 중에서 우리가 내야 할 돈이 120만원이었다. 나머지는 보험이 낸다고 했지만, 한 달에 120만원은 작은 숫자가 아니었다. 우리 부모님은 공무원 연금을 받으시는데, 이 정도 금액이면 연금의 상당 부분이 날아가는 것이었다.

담당자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비싼가.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은 뭐가 다른가. 설명을 듣다 보니, 요양병원 비용 구조는 복잡했다. 건강보험이 커버하는 부분도 있고, 장기요양보험이 커버하는 부분도 있고, 아무것도 커버하지 않는 비급여 부분도 있었다.

요양병원 비용의 복잡한 구조

요양병원 청구서를 분석해 보니, 대략 이런 식이었다. 진료비 항목이 가장 컸다. 요양병원 입원료, 재활 치료비, 간호 비용 등이 포함되는데, 이것의 20%를 본인부담으로 내야 했다. 어머니는 이 부분을 “정부가 80% 주는 거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월 150만원대의 진료비가 청구되니 20%만 해도 30만원 이상이었다.

식대도 문제였다. 하루에 몇십만원 하는 음식이 나오지는 않지만, 매끼 특별식이 나간다. 당뇨식, 저염식, 유동식 같은 게 필요하니 일반 급식비보다 훨씬 비싸다. 그 50%를 본인이 내야 한다. 월 30만원 정도였다.

가장 황당한 건 비급여다. 간병비, 기저귀, 파우치, 영양제 같은 게 비급여라고 했다. 보험이 전혀 안 나간다는 뜻이었다. 이건 병원이 정하는 대로 내야 했다. 월 40만원대였다. 간병사를 따로 쓰면 더 들었다.

결국 월 280만원 중에 진료비 30만원, 식대 15만원, 비급여 40만원 정도를 우리가 내고 있었다. 병원이 받는 총액은 동일하지만, 어떤 항목에서 나가느냐에 따라 우리 부담이 달랐다.

장기요양보험이 뭐였는데

처음엔 장기요양보험이라는 게 좋은 제도인 줄 알았다. 아버지가 입원 첫 달에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하라고 해서 신청했다. 그런데 승인이 나는 데만 2개월이 걸렸다. 그동안 우리는 보험 없이 병원비를 내야 했다. 2개월간 월 280만원씩 내고 또 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아버지는 1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3등급으로 판정받았다. 이의제기를 해도 결과는 같았다. 결국 낮은 등급으로 보장받는 셈이었다. 신청 과정도 복잡했지만, 등급 판정 기준도 투명하지 않았다.

장기요양보험이 승인되고 보니, 결국 병원비 부담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병원에서 받는 진료비 중 일부를 공단에서 주지만, 우리가 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많았다. 게다가 보장 범위도 좁았다. 이것도 보험이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는 게 자꾸만 나왔다.

가장 문제는, 이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거였다. 요양병원은 집이 아니다. 나갈 수도 없고, 들어와야만 한다. 비용을 깎아달라고 할 수도 없다. 병원이 정하는 대로 내야 한다. 그리고 아버지처럼 장기입원이 필요한 환자라면, 이런 비용이 계속 반복된다.

2026년 보험료 인상, 누구를 위한 인상인가

2026년에 장기요양보험료가 올라간다는 뉴스를 봤을 때 이상했다. 월 517원이 올라간다는데, 그 돈으로 뭐가 개선되는 건지 부모님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다고 하셨다. 오히려 부모님이 내는 보험료는 더 올라가는데, 받는 혜택은 이 정도라니.

정부는 보험료 인상으로 수급자 보장성을 강화한다고 했다. 재가서비스 한도액을 늘리고, 중증 수급자는 월 20만원 이상 더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요양병원은 재가서비스가 아니다. 시설급여다. 시설급여의 한도액은 올라가지 않았다. 아버지 같은 요양병원 입원자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인 셈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고령화로 수급자가 늘고 있고, 지출도 증가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할 것 같다. 요양보호사들의 처우도 개선해야 하고, 시설 기준도 높아져야 한다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그 비용이 국민 개개인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방식이라는 게 문제다.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있던 1년간, 우리 가족이 낸 돈이 대략 얼마일까. 월 120만원씩 12개월을 곱하면 1440만원이다. 공무원 연금에서 나간다. 어머니는 요양병원에 있는 아버지 생활비로 매달 큰 돈을 빼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어머니가 받는 기초연금까지 영향을 받는다.

정책은 좋지만 현실은

정부가 중증 수급자에게 월 20만원 이상 한도액을 더 준다고 했을 때, 나는 그게 뭐가 중요한가 생각했다. 우리 부모님은 아버지가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이미 매달 큰 비용을 내고 있다. 월 20만원이 늘어봤자 식은 죽 먹기다.

재가서비스 한도액을 늘리는 것도 좋은 정책이지만, 그건 집에서 방문요양을 받는 분들을 위한 것이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소해 있는 분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정부의 정책이 모든 노인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요양병원 비용 자체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다. 월 280만원짜리 요양병원은 저가가 아니다. 우리가 찾은 건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더 비싼 곳들도 많다. 그리고 월 280만원을 가족들이 감당할 수 있다면, 그건 사실 운이 좋은 경우다. 월급만으로는 불가능한 금액이다. 저축을 깎아먹거나, 자식들이 도와야 한다.

내가 아버지 요양병원 비용을 안 내면, 형이 낸다. 형이 못 내면 우리 부모가 낸다. 결국 누군가는 이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어쨌든 가족의 몫이 가장 크다.

보험료는 올리는데 보장은

2026년 보험료가 월 517원 오른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 보면 이상하다. 작은 금액 같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는 매년 조금씩 오르는 보험료다. 지난 10년간 보험료의 누적 인상을 생각해 보면, 상당한 금액이 올랐다. 기저귀값처럼 꾸준히 올랐다.

그런데 장기요양보험에서 받는 혜택은 체감상 별로 없다. 우리 아버지처럼 요양병원에 입원한 분들은 더욱 그렇다. 병원비의 80%를 지원받는다고 하지만, 남은 20%도 크고, 비급여 부분은 전부 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월 200만원대, 300만원대의 비용은 여전히 가정에 큰 부담이다.

정부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료를 올린다고 했다. 고령화로 인해 수급자가 늘어나고, 지출도 증가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 비용을 가입자들이 다 내는 방식이 과연 지속 가능한가는 의문이다. 국가 재정도 투입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개인의 부담을 줄이는 다른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2026년을 앞두고 우리 가족이 느끼는 것

아버지는 올해 초에 요양병원을 퇴원했다.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판정 하에, 병원비를 계속 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아버지는 집에서 어머니의 돌봄을 받으신다. 요양보호사는 주 2회 방문하시고, 나머지 시간은 어머니가 직접 챙기신다.

월 120만원이 들던 요양병원 비용을 이제는 안 낸다. 대신 어머니의 정신적, 신체적 부담이 엄청나다. 요양병원에서는 간호사, 간병사, 의사가 있었다. 지금은 어머니 하나다. 어머니는 자신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2026년에 장기요양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 가족의 반응은 냉담했다. 혜택은 체감되지 않는데 보험료만 올라간다는 것 때문이었다. 아버지 같은 중증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부 정책도 좋고, 보험료 인상의 필요성도 이해한다. 하지만 실제로 부모를 돌보는 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정책과 현실 사이에는 너무 큰 간격이 있다. 요양병원은 여전히 비싸고, 가족의 부담은 여전히 크고, 보험료는 계속 올라간다.

할 수 있는 게 없나

결국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건 감당하는 것뿐이었다. 아버지 요양병원 입원비는 부모님 저축에서 나왔다. 저축이 바닥나면 자식들이 도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게 이 사회의 현실이다. 국가의 장기요양보험이 있지만, 결국 가족이 주체가 되어 돌봐야 한다.

2026년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 고령화 추세는 멈출 수 없고, 비용 증가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비용이 다시 개인과 가족에게 돌아오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 가정마다 노인 부양 능력이 다른데, 동일한 보험료를 받고 동일하지 않은 혜택을 제공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

정책은 숫자로 나타난다. 월 한도액이 몇만원 올랐다, 수급자가 몇만명 늘었다 하는 식으로. 하지만 우리 아버지처럼 요양병원에 있는 분들, 또는 가정에서 노부모를 돌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통계가 별 의미가 없다. 매달 내야 하는 비용의 현실이 중요하다.

2026년이 올 때쯤, 많은 가족들이 우리처럼 부모의 요양 비용으로 고민할 것이다. 보험료는 올랐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별로인 그런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정들은 계속 힘들어질 것이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