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사 요약
정부가 2026년 청년 주거 지원 정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청년 월세 지원사업이 종료되지 않고 상시 사업으로 전환되어 무주택 청년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최대 24개월간 지원한다. 또한 청년버팀목전세자금대출 대상이 확대되어 재건축 지역 세입자도 포함되며, 부부합산 연소득 5천만원 이하이면 신청 가능하다. 이차보전 방식의 금리 지원도 확대되는데, 서울시 청년 임차증금대출은 정부와 지자체가 금리 차이를 보전해 실제 금리 부담을 크게 낮춘다. 아울러 청년미래적금도 2026년 6월부터 시작되어 월 최대 5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6~12% 기여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이 실제로 보증금 4억원대의 높은 장벽을 낮추기에는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4억원, 이게 정말 현실인가
지난해 9월, 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집을 구하고 있었다. 나이는 29살, 직장은 번듯한 금융사, 연봉은 5천만원대다. 결혼은 아직 안 했지만, 혼자 살기엔 좀 더 괜찮은 집이 필요했다. 서초, 강남, 논현 주변을 돌아다니며 부동산 앞에 멈춰섰다.
가격표를 보고 놀랐다. 보증금이 4억원, 월세 40만원짜리 아파트. 2년 전에 2억원대였던 같은 평형대가 이제 4억원을 넘었다. 다른 집들도 다 그랬다. 강남 투 룸 기준으로 보증금 3억~4억원, 월세 30~50만원이 표준이 되어 있었다.
내 저축은 얼마나 될까. 월급에서 세금과 생활비를 빼면, 매달 모을 수 있는 건 200만원 정도였다. 4억원을 모으려면 200개월, 즉 약 17년이 걸린다. 나는 17년 후가 아니라 지금 살고 싶었다.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아버지는 “그 돈이 어디 있냐”고 하셨다. 어머니는 저축을 좀 더 하라고 했다. 친구들은 대출을 받으라고 했다. 모두가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현실적이지 않았다.
전세대출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다
동료가 전세대출을 받아봤다고 해서 물어봤다. 청년버팀목전세자금대출이라는 게 있다고 했다. 2.0% 금리로 최대 3억원까지 빌려준다고. 나는 희망을 품었다. 4억원 중에 3억원을 대출받으면, 내가 1억원만 모으면 된다. 그럼 5년이면 된다는 뜻이었다.
은행에 가서 대출 상담을 받았다. 담당자는 친절했지만, 설명을 듣다 보니 절망이 밀려왔다. 청년버팀목전세대출은 조건이 까다로웠다. 무주택자는 맞는데, 연소득이 5천만원 이하여야 한다고 했다. 내 연소득은 5천만원이 넘었다. 재직 기간 3년, 정규직, 그런 게 다 반영되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다고 했다.
더 충격적인 건, 4억원짜리 집은 청년대출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거였다. 청년버팀목전세대출은 보증금 3억원 이하만 가능하다고 했다. 나는 4억원의 집을 집중하고 있었다. 3억원대의 작은 집으로 눈을 낮춰야 했다.
아무것도 안 되는 30살
결국 나는 보통의 전세자금대출을 받기로 했다. 청년전용이 아닌, 그냥 일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3.8%였다. 청년버팀목의 2.0%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3억원을 3.8% 금리로 빌리면, 2년 동안 월 이자가 약 95만원이 나온다. 월세가 없으니 그만큼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2년마다 갱신할 때마다 금리가 올라가니, 3회 갱신하면 4% 중후반대까지 간다. 3억원의 대출금리가 1%p 올라가면, 월 이자가 2.5만원씩 더 나간다.
나는 29살이고, 연봉은 5천만원대고, 직책도 있고, 직장은 안정적이다. 그런데 왜 청년버팀목전세대출이 안 될까. 담당자는 “정부 정책이 너무 엄격해서”라고만 했다. 결국 나는 대기업이나 높은 연봉을 받는 청년은 정부 지원 대출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청년”이라는 게 뭘까. 정부가 말하는 청년은 저소득 청년이고, 취준생이고,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이다. 나처럼 번듯한 회사에 다니고 연봉이 좀 되는 청년은 자기 돈으로 알아서 해라는 뜻이었다.
2026년 정책도 내게는
2026년 정부 정책이 나왔다. 청년 월세 지원이 상시화되고, 청년미래적금도 생기고, 이차보전도 확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미 3억원대 아파트에 들어갔고, 3.8% 금리 대출을 받고 있었다.
이차보전이 뭔지 찾아봤다. 정부나 지자체가 금리 차이를 대신 내주는 방식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시중금리가 4.0%이고 정부 지원금리가 2.0%라면, 그 2.0%의 차이를 정부가 내주는 거다. 그럼 나는 2.0%만 내면 된다는 뜻이다.
서울시 청년 임차증금대출을 찾아봤다. 만 39세 이하, 본인 연소득 4천만원 이하, 부부합산 연소득 5천만원 이하… 또 안 된다. 나는 4천만원을 초과한다. 정부 정책은 나 같은 청년의 대상이 아니다.
3억원의 벽
나중에 깨달은 건, 정부가 지원하는 전세자금 대출의 보증금 한계가 대부분 3억원대라는 거였다. 3억원, 4억원, 5억원… 이렇게 갈수록 일반 시민의 문제가 되는 것 같았다. 정부는 저소득층부터 중산층 초입까지만 챙기는 거다.
내가 29살에 강남에 짚이나 집을 구하려고 했던 게 잘못된 욕심이었을까. 친구들도 비슷했다. 30대 초반인데 전세금이 3억원대를 넘는 집을 구하는 게 너무 당연해졌다. 이제 서울에서 혼자 살 정도의 집은 최소 3억원대가 되어 버렸다.
더 이상 서울은 청년들의 도시가 아닌 것 같았다. 정부 정책도 저소득 청년만 챙기고, 나처럼 번듯한 회사에 다니는 청년들은 시장에 버려진다. 결국 우리는 자기 돈으로 알아서 해야 한다. 부모님 도움도, 정부 지원도 없이.
2026년 이차보전의 의미
2026년 이차보전 정책을 다시 생각해 봤을 때, 결국 그건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했다. 저소득 청년들에게는 분명히 의미가 있을 거다. 최저금리에 금리까지 깎아주면, 그건 실제 부담이 된다.
하지만 나처럼 연소득이 5천만원을 초과하는 청년들은? 우리는 이 정책의 대상이 아니다. 이차보전을 받을 수 없으니, 시중금리 수준의 3.8~4.0%를 그냥 내야 한다. 정부 정책과 무관한, 순전히 개인의 부담이다.
더 불공평한 건, 내가 낸 세금이 저소득 청년들의 금리를 내려주는 데 쓰인다는 거다. 나쁜 정책은 아니다. 저소득층을 도와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중산층 청년들도 버거운데, 우리는 왜 꼭 베는 입장만 되어야 할까.
현재의 세계에서 나의 선택
결국 나는 월세로 살기로 했다. 3억원대의 아파트를 구한 다음에도, 3.8% 금리에 월 이자 95만원을 내는 게 너무 버거웠다. 2년마다 갱신하면서 보증금이 뛰어올라 더 많은 돈을 대출받아야 하는 악순환이 보였다.
현재 나는 월세 60만원짜리 빌라에 살고 있다. 보증금은 8천만원, 월세 60만원. 매년 계약 갱신할 때마다 월세가 오르지만, 적어도 그 속도는 전세금 상승보다는 낫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생기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다.
2026년 정책이 좋다고 들었을 때도 나는 별 느낌이 없었다. 저소득 청년을 위한 정책이란 건 알지만, 정작 나 같은 청년들은 그 정책의 사다리가 한 칸 더 높게 지어져 있다는 걸 감지했다.
서울의 청년들을 위한 정책은
2026년 청년 정책을 봤을 때, 가장 아쉬운 건 보증금 기준이 3억원이라는 거다. 5년 전에는 3억원이 고급 집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강남 외곽의 평범한 원룸이다. 서초, 강남, 논현, 역삼 같은 곳은 보증금 4억원대가 당연하다.
정부가 정책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출의 한계가 있다면, 그래도 기준을 현실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 2026년에 집값이 오르면, 2027년에는 또 올린다는 식의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 지금의 보증금 기준으로는 서울의 중간 이상 지역에 사는 청년은 정부 지원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소득 기준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말하는 저소득 기준이 과연 현실적일까. 연소득 5천만원은 사실상 중소기업 입사 2년차 정도의 연봉이다. 대기업 신입 같은 경우 이미 4천만원대인데, 저 기준을 넘으면 지원이 안 된다. 결국 대기업 신입들은 정부 지원을 못 받는다.
내가 느낀 결론
2026년 전세자금 이차보전 정책은, 저소득 청년을 위한 정책이다. 그건 좋은 정책이다. 하지만 그건 모든 청년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결국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대상은 제한적이고, 나처럼 그 선을 넘어가는 청년들은 우리 몫으로 알아서 해야 한다.
29살에 서울에서 혼자 살려면, 4억원대의 보증금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그리고 그 4억원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3.8%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이차보전이나 정부 지원은 내 현실과는 멀다.
만약 2026년 정부 정책이 정말로 청년들을 위한다면, 보증금 기준을 최소한 5억원까지 올리거나, 소득 기준을 현실에 맞춰 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차보전 정책도, 청년버팀목대출도 결국 극소수의 저소득 청년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된다.
나는 지금도 매달 이자를 낸다. 매달 이자로 빠져나가는 95만원 이상의 돈. 2년 뒤에는 금리가 올라가고, 보증금도 올라갈 거다. 그때도 또 다른 대출을 받아야 할 거다. 정부 정책 없이, 그냥 시장의 논리에만 의존하면서.
청년의 정의가 뭔지 정부도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청년은 저소득층만이 아니다. 번듯한 회사에 다니는 청년도,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도, 프리랜서도 모두 청년이다. 그리고 그 모든 청년이 집을 구하는 건 진짜 힘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