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B 모델이 진짜 그렇게 좋아? 월 수백만 원 들여가면서까지 써야 하나?”
지난 몇 년간 오픈소스 LLM 시장은 정말 빠르게 변했다. 특히 메타의 라마 시리즈는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반응을 얻었는데, 여기서 가장 큰 이슈는 항상 같았다. 70B 모델이 정말 필요한 건지 아니면 13B나 7B로도 충분한지 하는 문제였다. 실제로 비용과 성능 사이에서 고민하는 팀들이 정말 많다.
급부상한 라마, 하지만 비용 문제는 여전히
올해 초 메타가 라마 3.1을 공개했을 때의 반응은 정말 뜨거웠다. 특히 70B 모델은 OpenAI의 GPT-3.5 Turbo와 거의 견줄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보여줬고, 오픈소스라는 점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기대와 다르다. 실제로 70B 모델을 도입하려는 팀이 부딪히는 첫 번째 문제가 바로 ‘비용’이다.
로컬에서 70B 모델을 운영하려면 최소 1천만 원대의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NVIDIA RTX 4090 2개에 고성능 CPU, 충분한 메모리와 저장소까지 고려하면 쉽게 1500만 원을 넘는다. 전기료도 빠져선 안 된다. 한 달에 100만 원대의 전력 비용이 추가되는 셈이다. 클라우드 API를 쓰면 좀 나아지지만, 월별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시간당 조회 수가 많은 서비스라면 7B나 13B 모델로도 충분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벤치마크 숫자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메타 AI 팀이 공개한 벤치마크 결과를 보면 정말 인상적이다. 조언 구하기, 브레인스토밍, 분류, 질문 답변, 코딩, 창의적 글쓰기, 추출, 추론, 재작성, 요약 등 12가지 실제 사용 사례에서 라마 3 70B는 Claude Sonnet과 GPT-3.5보다 인간 평가자들에게 더 선호되는 답변을 생성했다. 어떤 항목에서는 정말 뚜렷한 차이를 보여줬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런 벤치마크 차이가 실제 서비스 품질로 이어지는가 하는 문제다. 우리가 실제 프로젝트에서 경험한 건 조금 달랐다. 예를 들어 고객 지원 챗봇이나 콘텐츠 요약 같은 작업에서는 7B 모델도 거의 같은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차이는 주로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작업이나 특별히 미묘한 표현 선택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타났다.
실제로 써본 개발자들의 생생한 후기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실제 개발자 커뮤니티의 반응이다. 여러 코딩 테스트에서 70B 모델은 7B 모델보다 일관되게 더 높은 정확도를 보여줬다. 특히 복잡한 알고리즘 문제나 다단계 추론이 필요한 작업에서 그 격차가 명확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같은 질문에 7B는 절반 정도 맞히지만 70B는 거의 모두 맞힌다는 리뷰도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의견도 많이 들렸다. “70B를 로컬에서 돌리기 위해 GPU 2개를 샀는데, 결국 충분한 ROI를 못 얻었다.” 특히 소규모 팀의 경우 7B나 13B로 시작했다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만 클라우드 API로 70B를 쓰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한다.
진짜 현실적인 비용 비교
가격 차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더 흥미롭다. API 기준으로 백만 토큰당 약 4센트(약 60원) 정도다. 일반적인 질문 하나가 평균 500~1000개의 토큰이라고 가정하면, 7B 모델과 70B 모델 간의 실제 비용 차이는 한 두 배 정도다. 하지만 성능 차이는 정말 “상황 따라 다르다”는 게 문제다.
만약 한 달에 100만 토큰을 쓴다면 월 60만 원 정도면 되는데, 이 정도면 API로 쓰는 게 훨씬 나을 수 있다. 반면 하루에 수천 개의 요청을 처리하는 고트래픽 서비스라면? 그땐 70B를 로컬에서 돌리는 게 더 싼 경우가 많다. 결국 자신의 사용 패턴을 정확히 아는 게 핵심이다.
어떤 팀이 70B를 정말 필요로 할까
솔직히 말해서, 모든 팀이 70B가 필요한 건 아니다. 우리가 본 성공 사례들은 대부분 특정 패턴을 보였다. 첫째, 고객 지원처럼 답변의 정확도가 극도로 중요한 경우. 둘째, 코드 생성이나 수학 문제 풀이 같은 복잡한 작업이 메인 업무인 경우. 셋째, 트래픽이 충분해서 로컬 배포로 인한 비용 절감이 의미가 있는 경우였다.
반대로 간단한 분류, 요약, 감정 분석 같은 작업은 7B나 13B로도 충분했다. 특히 한국어 처리의 경우 라마 3.1부터 정식으로 8개 언어를 지원하면서 7B도 꽤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 “더 큰 모델 = 더 좋은 결과”라는 공식은 생각보다 실무에서 통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건, 성능이 꼭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
최근 라마 3.2와 3.3의 등장으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라마 3.2 90B(Vision)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비전 기능을 포함하는데, 실제로는 텍스트 작업에서 70B보다 더 빠르다는 리뷰도 있다. 메타가 모델 아키텍처를 최적화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배우는 교훈은 명확하다. “더 크다”고 해서 항상 “더 좋은” 건 아니라는 거다.
특히 주목할 점은 라마 3.3 70B가 405B에 거의 근접한 성능을 낸다는 평가다. 이미 큰 모델들 사이에서도 성능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학습 데이터의 품질과 학습 기법이 뛰어나다면, 작은 모델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그래서 결론은?
실제로 선택해야 할 기준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자신의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 고객 만족도가 최우선인가, 아니면 비용 효율성이 더 중요한가. 작은 모델로 충분한지 테스트해보고, 정말 필요한 부분에서만 큰 모델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게 현명하다.
우리가 본 가장 성공적인 팀들은 다층 전략을 쓰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7B로 시작해서 특정 작업은 13B로, 복잡한 작업만 70B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또는 로컬에서 7B를 돌리고, 중요한 요청만 API로 70B를 호출하는 방식도 있었다. 이렇게 하면 비용도 절감하고 성능도 챙길 수 있다.
결국 “10배 비싼 모델이 10배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게 정확한 답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조합을 찾는 거다. 벤치마크 숫자보다는 실제 사용 경험을 우선하자. 그리고 처음부터 큰 모델로 시작하기보다는 작은 모델에서 시작해서, 정말 필요할 때만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AI 모델 선택도 결국 비즈니스 의사결정이다. 기술적 우월성만큼 중요한 게 경제적 효율성이고, 그 균형을 찾는 게 현명한 팀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