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PPT 만들기 직접 써봤다, Gamma와 Claude와 Gemini 결과물 비교

지난달 팀 킥오프 자료를 만들어야 했는데, 회의가 두 시간 뒤였다. 평소 같으면 파워포인트 켜고 템플릿 뒤지느라 삼십 분은 그냥 날렸을 텐데, 이번에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예전부터 궁금했던 AI 발표자료 생성 도구들을 실전에 바로 투입해봤다. 결과부터 말하면, 세 개를 다 써보고 나니 각자 확실히 다른 용도로 쓰게 됐다.

AI_PPT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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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AI로 PPT를 만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어차피 텍스트만 뽑아주고 디자인은 별로겠지 하는 의심이었다. 실제로 몇 년 전 비슷한 도구들을 써봤을 때는 딱 그런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Gamma, Claude, Gemini를 같은 주제로 돌려보니 생각보다 결과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무엇보다 각 도구가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테스트 조건과 사용한 주제

세 도구 모두 같은 프롬프트로 시작했다. AI 도입이 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8장 분량의 발표자료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었다. 일부러 세부 지시 없이 짧게만 던졌다. 실제로 급할 때 이렇게 대충 물어보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각 도구에서 나온 결과물을 다운로드해서 실제 파워포인트나 구글 슬라이드로 열어보고, 그대로 발표해도 되는 수준인지를 기준으로 비교했다.

Gamma, 디자인은 확실히 한 수 위였다

Gamma로 먼저 시작했다. 프롬프트를 넣자마자 놀란 건 속도였다. 1분도 안 되는 사이에 8장짜리 슬라이드가 완성되어 있었는데, 단순히 텍스트만 나열된 게 아니라 각 슬라이드마다 레이아웃이 다르게 구성되어 있었다. 어떤 슬라이드는 좌우 분할, 어떤 슬라이드는 큰 숫자를 강조하는 형태, 어떤 슬라이드는 아이콘과 짧은 문장을 배치하는 식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색상과 폰트가 슬라이드 전체에서 일관되게 유지된다는 점이었다. 예전에 다른 도구들을 써봤을 때는 슬라이드마다 톤이 미묘하게 어긋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Gamma는 처음부터 하나의 디자인 시스템 안에서 슬라이드를 뽑아내는 느낌이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내용의 깊이 면에서는 다소 얕았다. 각 슬라이드에 들어간 문장들이 대체로 일반적인 이야기에 머물러 있었고, 내가 원래 강조하고 싶었던 구체적인 수치나 사례는 직접 수정해서 넣어야 했다.

결국 Gamma는 발표 당일 시각적으로 그럴듯한 자료가 급하게 필요할 때 가장 유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디자인 작업에 드는 시간을 거의 완전히 없애준다는 점에서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

Claude, 논리 구조를 짜는 데는 탁월했다

Claude는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Claude에는 슬라이드를 직접 만들어주는 기능은 없어서, 슬라이드 각 장에 들어갈 내용과 구성을 먼저 텍스트로 짜달라고 요청한 다음 그 결과를 파워포인트로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번거로울 것 같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오히려 이 과정에서 얻는 게 더 많았다.

Claude가 짜준 슬라이드 구성은 도입, 문제 제기, 데이터 근거, 사례, 시사점, 결론이라는 흐름이 굉장히 탄탄했다. 특히 각 슬라이드 사이의 논리적 연결이 자연스러웠다. 예를 들어 세 번째 슬라이드에서 제기한 문제가 네 번째 슬라이드의 데이터로 뒷받침되고, 다섯 번째 슬라이드의 사례가 그 데이터를 구체화하는 식으로 흐름이 이어졌다. 이건 단순히 문장을 예쁘게 다듬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작업이다.

다만 이 방식은 시간이 더 걸린다. 텍스트 구성을 받은 다음 실제 슬라이드로 옮기고 디자인을 입히는 작업은 결국 사람이 해야 했다. 급하게 시각적 결과물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Claude 단독으로는 부족하다. 대신 발표 내용 자체의 완성도가 중요한 경우, 그러니까 내부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서성 발표라면 Claude로 뼈대를 잡고 다른 도구로 디자인을 입히는 조합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Gemini, 실무 자료와의 연동이 강점이었다

Gemini는 조금 다른 지점에서 눈에 띄었다. 구글 슬라이드와의 연동이 자연스러웠다. 이미 사용하던 구글 문서에 있던 내용을 참조하도록 요청했더니, 별도로 자료를 복사해서 붙여넣지 않아도 관련 내용을 슬라이드에 반영해줬다. 팀 대부분이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쓰고 있는 환경이라면 이 부분의 편의성이 꽤 크게 다가올 것 같다.

내용의 깊이는 Gamma보다는 나았지만 Claude만큼 논리적으로 촘촘하지는 않았다. 중간 정도의 균형점에 있는 느낌이었다. 슬라이드 디자인도 Gamma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무에서 흔히 쓰는 깔끔한 형태로 무난하게 뽑아줬다. 특히 표나 간단한 차트를 슬라이드에 넣어야 할 때 데이터를 알아서 표 형태로 정리해주는 부분은 실용적이었다.

실제로 그날 발표에는 무엇을 썼나

결국 그날 킥오프 미팅에는 세 결과물을 조합해서 썼다. 먼저 Claude로 전체 발표 흐름과 각 슬라이드의 핵심 메시지를 잡았다. 그다음 그 내용을 Gamma에 다시 넣어서 시각적으로 다듬었다. 순수하게 하나의 도구만 썼다면 아마 논리는 탄탄한데 디자인이 밋밋하거나, 디자인은 예쁜데 내용이 얕은 자료가 나왔을 것이다. 두 도구를 섞어 쓰니 준비 시간은 평소보다 훨씬 짧으면서도 결과물의 완성도는 오히려 더 높았다.

이 경험을 통해 느낀 건, AI 발표자료 도구를 하나만 정해서 쓰기보다 상황에 따라 조합하는 게 훨씬 현실적이라는 점이었다. 시간이 정말 없고 시각적 임팩트가 중요한 자리라면 Gamma 단독으로도 충분하다. 반대로 내부 검토용이라 논리적 설득력이 더 중요하다면 Claude로 구조부터 잡는 게 낫다. 이미 구글 워크스페이스 환경에 자료가 쌓여있는 팀이라면 Gemini가 자료 연동 측면에서 가장 손이 덜 간다.

한 가지 주의할 점

세 도구 모두 공통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 바로 팩트체크였다. 발표자료에 넣을 통계나 수치를 언급해달라고 하면 세 도구 모두 그럴듯한 숫자를 만들어냈는데, 실제로 확인해보니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이건 AI 발표자료 도구의 한계라기보다 생성형 AI 전반의 특성에 가깝다. 그래서 발표에 들어갈 구체적인 수치나 통계는 반드시 직접 출처를 확인하고 넣는 과정을 거쳤다. AI가 만들어준 틀과 문장은 그대로 써도 크게 문제없었지만, 숫자만큼은 검증 없이 그대로 쓰면 안 된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마무리

세 도구를 같은 조건에서 돌려본 결과,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 Gamma는 디자인 완성도와 속도에서, Claude는 논리 구조와 내용의 깊이에서, Gemini는 기존 자료와의 연동성에서 각각 확실한 강점을 보였다. 발표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 Gamma가 가장 빠른 답이 될 것이고, 내용의 설득력이 중요한 자리라면 Claude로 먼저 뼈대를 잡는 걸 추천한다. 결국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하나의 도구에 의존하기보다, 그날 필요한 결과물의 성격에 맞춰 도구를 골라 쓰거나 조합해서 쓰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떤 도구를 쓰든 숫자와 통계만큼은 마지막에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놓치지 않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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