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에서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을 때, 내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내가 들고 있는 변동금리 대출이 금 터지고 있는데, 금리 인하는커녕 “더 인상할 수도 있다”는 신호까지 나온 거다. 주변을 봐도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 주담대로 10억 원대를 빌린 직장인들, 사업자금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주들. 모두가 같은 질문을 한다. “언제까지 이 금리를 버텨야 하나?”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은 복합적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4.25~4.5%인데, 한국만 2.5%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금리차는 1.25%포인트다. 역사적으로 보면, 한미 금리차가 이 정도면 원화 약세가 심해진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었다. 한국은행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인하하지 못하고 있는 거다.
하지만 대출자 입장에서 보면? 이건 지옥이다. 집을 못 팔고, 사업자금을 못 갚고, 매달 이자 부담에 눌려있다. 이 글은 대출자 입장에서 본 금리 현실을 정리했다. “진짜 언제까지 버텨야 하나?”라는 질문에 가능한 한 솔직하게 답해보려고 한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못 내리는 이유
먼저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내리고 싶다. 진심이다. 왜냐하면 가계부채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2025년 가계부채는 1000조 원을 넘었다. 이 부채들의 대부분이 변동금리 대출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수백만 가구의 월급에서 이자가 먹어버린다.
그런데 왜 인하하지 못하나?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진다. 그럼 미국 금리가 더 높으니까, 달러에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해진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투자자들도 모두 달러로 환전하려고 한다. 그럼 원화 약세가 심해진다.
원화 약세가 뭐가 문제인가? 수입 물가가 올라간다. 석유, 철광석, 식량 같은 거의 모든 수입품의 가격이 올라간다. 그럼 국내 물가도 올라간다. 기업의 생산 원가도 올라간다. 그래서 기업들이 가격을 올린다.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을 경험한다.
한국은행의 딜레마가 바로 여기다. 금리를 내리면 대출자는 행복해지지만, 물가가 올라간다. 금리를 유지하면 대출자는 고통받지만,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된다. 둘 다 국민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우선시한다. 왜냐하면 그게 중앙은행의 주 책임이기 때문이다.
더 복잡한 건, 미국이 금리를 어떻게 하든지 결정해야 한다는 거다. 트럼프 정부가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고, 미국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높다. 그래서 미국은 금리를 더 내릴 여유가 없다. 한국은 그 미국의 꼬리를 따라가야 한다. 이건 구조적 한계다.
현재 대출자들의 현실
한국은행이 뭘 하든지 상관없이, 대출자들의 현실은 더 악화되고 있다.
주담대부터 보자. 작년 기사를 보니 주담대 금리가 연 6~7% 수준까지 올랐다고 한다. 기준금리가 2.5%인데, 대출금리가 6~7%라는 건 뭔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 3.5~4.5%p를 더한 거다. 이건 은행의 가산금리가 과도하다는 뜻이다. 기준금리와 무관하게,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거다.
왜 은행들이 이렇게 하나? 일단 대출 위험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가계부채 부실률이 올랐다고 한다.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이자를 못 내는 경우가 늘었다는 거다. 은행들은 이 위험에 대비해서 가산금리를 높이는 거다.
또한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도 올라갔다. 은행들이 대출해주는 돈을 어디서 얻을까? 예금, 채권 발행, 다른 금융기관 차입. 이런 곳에서 돈을 가져온다. 이 비용들이 올라갔다. 그래서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려야 한다.
결과적으로 기준금리가 2.5%로 유지돼도, 대출자들이 내는 실제 이자율은 계속 올라갔다. 이게 가장 답답한 부분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안 올렸는데도, 우리가 내는 이자는 계속 올랐다는 거니까.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를 따라가지 않는 이유
여기 한 가지 중요한 통계가 있다. 코픽스(COFIX)라는 지표다. 이건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나타낸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정하는 금리지만, 실제 대출금리는 코픽스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코픽스가 올라가면 대출금리도 올라간다. 반대로 기준금리는 내려도, 코픽스가 올라가면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는다.
최근 코픽스 추이를 보면? 계속 올라갔다. 지난해 9월 2.52%에서 12월에는 2.89%까지 올랐다. 4개월 동안 0.37%p나 올랐다. 은행들이 자금을 더 비싸게 조달하고 있다는 뜻이다.
왜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갔나? 가장 큰 이유는 예금 금리 상승이다. 은행들도 예금 고객들을 유지하려고 이자율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은행들의 비용이 올라간 거다. 그리고 이 비용이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결국 기준금리와 대출금리의 괴리가 벌어지고 있다. 기준금리는 2.5%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출자들이 내는 실제 이자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이게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갈 확률은?
이제 핵심 질문이다. “2026년 내에 기준금리가 내려갈까?”
한국은행의 발표를 보면, 아직 명확한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추가 조정의 필요성을 보고 있다”라는 식의 모호한 표현만 하고 있다. 이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거다.
만약 강기형 금리가 내려간다면, 언제 가능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미국 금리가 내려와야 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3~4% 수준으로 내린다면, 한국도 따라서 내릴 여지가 생긴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으니까, 쉽지 않을 거 같다.
둘째, 환율이 안정돼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1250원 아래로 내려와야, 한국은행이 심리적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다. 현재는 1300원을 넘고 있으니까, 아직 멀었다.
셋째, 국내 인플레이션이 안정돼야 한다. 물가상승률이 2% 이하로 내려와야, 금리를 낮춰도 된다고 한국은행이 판단할 거다. 현재는 2% 초중반을 맴돌고 있다.
이 세 조건을 모두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는 빨라야 2분기(4월~6월), 늦으면 3분기(7월~9월)가 될 거 같다. 1분기(1월~3월)에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 대출금리는?
여기가 더 답답한 부분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대출금리가 같은 속도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만약 기준금리가 2.5%에서 2.0%로 0.5%p 내려간다면, 대출금리는 얼마나 내려갈까? 기준금리보다 덜 내려간다. 아마 0.3~0.4%p 정도만 내려갈 거다. 은행들이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코픽스도 같은 속도로 내려가지 않는다.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천천히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느끼는 이자 인하 효과는 정말 미미할 거다.
실제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기준금리가 2.0%로 내려가고, 코픽스가 2.4%로 내려가고, 은행의 가산금리가 2.0%p로 유지된다면? 새로운 대출금리는 4.4%가 된다. 현재 6~7%에서 4.4%로는 엄청난 인하지만, 이건 최선의 시나리오다.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이렇다. 기준금리 내려감 0.25%p → 코픽스 내려감 0.2%p → 은행 가산금리 변동 없음. 이렇게 되면 대출금리는 기껏해야 0.3~0.4%p 내려간다. 현재 6.5%라면, 6.1~6.2%가 되는 거다. 이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대출자들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처
그럼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 기준금리 내려감을 기다리기만 할 수 없다. 몇 가지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
첫째, 고정금리로 전환하자. 지금 변동금리를 쓰고 있다면, 고정금리로 바꿀 때를 생각해봐야 한다.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높지만, 향후 금리 상승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만약 금리가 올라간다면? 변동금리 대출자는 더 큰 타격을 받는다. 고정금리로 현재 수준을 고정시키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둘째, 대출 이전을 고려하자. 은행마다 대출금리가 다르다. 지금 A은행에서 6.5% 금리로 대출 중이라면, B은행에서는 6.0%로 빌릴 수도 있다. 대출 이전 수수료가 있지만, 금리 차이가 크면 충분히 할 가치가 있다. 특히 대출 기간이 길면 더 그렇다.
셋째, 원금을 줄여라. 금리는 못 조절해도, 원금은 조절할 수 있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바로 상환하자. 원금이 줄어들면, 이자도 당연히 줄어든다.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넷째, 정부 정책을 활용하자. 최근 정부가 여러 대출 지원 정책을 내놨다. 대출이자 환급, 신용대출 우대금리 같은 것들이다. 자신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언제까지 버텨야 할까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면 이렇다. 아직 멀었다.
기준금리 내려감 → 2분기 이후 가능성 높음 대출금리 내려감 → 기준금리보다 3~6개월 더 소요 체감하는 수준의 이자 감소 → 금리 내려감 후 6개월~1년
결국 현재 상황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이자 감소를 경험하려면, 적어도 늦으면 2026년 말~2027년 초가 될 거 같다.
이 기간 동안 대출자들은 현재의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그게 현실이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상황을 알지만, 구조적 문제 때문에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위의 네 가지 대처법뿐이다.
결론: 기준금리보다 중요한 건 우리의 대처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을 봤을 때, 2026년 내에 대출금리가 크게 내려갈 기대는 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변화를 기다리는 것보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거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현재의 높은 금리 아래서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의 대출만 받자. 월급의 40% 이상을 이자에 쓰는 건 정말 위험하다. 그리고 이미 대출이 있다면, 조기 상환하고 이전하고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등의 전략을 고려하자.
기준금리는 우리가 조절할 수 없지만, 우리의 재정 상황은 조절할 수 있다. 그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