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작년까지만 해도 포기하고 있었다. 소득이 기준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어서 매번 탈락했고,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론 한 푼도 받지 못하면서 수급대상에서 밀려났다. 그런데 2026년 1월, 정부가 발표한 기준 중위소득 인상률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4인 가구 기준 6.51퍼센트, 1인 가구는 무려 7.20퍼센트 인상이다. 2015년 기준 중위소득 제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대 폭이다.
이게 단순히 숫자 하나 바뀌는 문제가 아니다. 중위소득이 오르면 그걸 기준으로 정해지는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 선정기준이 전부 올라간다. 작년까지 기준선에 턱걸이했던 사람들이 올해는 당당히 수급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복지부 추산으로는 이번 인상과 제도 개선을 통해 약 4만 명이 새롭게 생계급여를 받게 될 거라고 한다.
나처럼 매년 복지 문턱에서 좌절했던 사람이라면 이번 글을 끝까지 읽어보길 권한다. 숫자만 나열하는 건 의미 없다. 실제로 내 상황에 적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어떤 조건이 완화됐는지, 올해 신청하면 뭐가 달라지는지 하나하나 짚어보겠다.
기준 중위소득이 대체 뭐길래 이렇게 중요한 건지
처음 복지 신청을 알아볼 때 가장 헷갈렸던 게 바로 이 기준 중위소득이라는 개념이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한 줄로 세웠을 때 딱 한가운데에 있는 가구의 소득을 말한다. 통계청이 조사한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가 매년 새로 고시하는 금액이다.
이 숫자가 왜 중요하냐면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포함해서 14개 부처 80여 개 복지사업의 선정기준이 전부 여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의료급여 대상인지, 주거급여 신청이 가능한지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 바로 기준 중위소득이다.
2026년 기준 중위소득은 4인 가구 기준 월 649만 4738원으로 확정됐다. 작년 609만 7773원에서 약 40만 원 가까이 뛴 셈이다. 1인 가구는 더 파격적이다. 239만 2013원에서 256만 4238원으로 17만 원 이상 올랐다. 인상률로 따지면 7.20퍼센트로 4인 가구보다 오히려 높다.
정부가 1인 가구 인상률을 더 높게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74.4퍼센트에 달한다. 생계급여 수급가구만 따지면 80퍼센트가 1인 가구다. 결국 실질적으로 복지 혜택이 필요한 대다수가 혼자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1인 가구 기준을 더 과감하게 올린 것이다.
생계급여 200만원 시대가 열린다는 게 무슨 말인지
생계급여는 최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가구에 매달 현금으로 생활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기준 중위소득의 32퍼센트 이하인 가구가 대상이다. 2026년 기준으로 계산하면 4인 가구는 월 207만 8316원 이하, 1인 가구는 월 82만 556원 이하일 때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선정기준이 곧 최저보장수준이라는 점이다. 무슨 말이냐면 내 소득인정액이 0원이면 선정기준액 전액을 받고, 소득인정액이 있으면 그만큼 차감해서 받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4인 가구인데 소득인정액이 월 100만 원이라면 207만 8316원에서 100만 원을 뺀 107만 8316원을 생계급여로 받는 식이다.
4인 가구 생계급여 선정기준이 200만 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까지는 195만 1287원이었는데 올해 207만 8316원이 됐다. 12만 원 넘게 오른 셈이다. 1인 가구도 76만 5444원에서 82만 556원으로 5만 5천 원 넘게 인상됐다.
고물가 시대에 월 5만 원, 12만 원이 뭐가 대수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급자 입장에서 이 돈은 한 달 공과금이 될 수도 있고, 일주일치 식비가 될 수도 있다. 기준선 자체가 올라가면서 작년까지 탈락했던 경계선 가구들이 올해는 편입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된다.
청년이라면 주목해야 할 소득공제 확대 내용
기초생활보장제도에는 근로의욕을 꺾지 않기 위한 소득공제 장치가 있다. 일해서 번 돈이 그대로 급여 삭감으로 이어지면 차라리 안 일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급자의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에서 일정 금액을 빼고 소득인정액을 계산한다.
기존에는 29세 이하 청년에게만 추가 공제 혜택이 있었다. 소득에서 먼저 40만 원을 빼고, 남은 금액의 30퍼센트를 추가로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2026년부터는 이 대상이 34세 이하로 확대된다. 게다가 추가 공제 금액도 4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대폭 올랐다.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자. 30세 청년 수급자가 월 100만 원을 번다고 치자. 작년까지는 30세가 되면 청년 추가공제 대상에서 빠져서 일반 공제만 적용됐다. 100만 원에서 30퍼센트를 빼면 70만 원이 소득인정액이 된다. 1인 가구 생계급여 선정기준 82만 원에서 70만 원을 빼면 받을 수 있는 급여는 12만 원뿐이다.
하지만 2026년 기준을 적용하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100만 원에서 먼저 60만 원을 빼고, 남은 40만 원에서 30퍼센트인 12만 원을 또 빼면 소득인정액은 28만 원이 된다. 82만 원에서 28만 원을 빼면 54만 원을 생계급여로 받을 수 있다. 같은 소득인데 받는 급여가 12만 원에서 54만 원으로 4배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
이 변화는 단순히 급여 금액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 수급자가 일하면서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일을 해도 급여가 확 깎이지 않으니 근로의욕이 살아나고, 저축할 여력도 생긴다. 복지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립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제도 개선이다.
차 때문에 탈락했던 사람들 이제 기회가 생긴다
기초생활수급자 신청할 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걸리는 게 자동차 재산 문제다. 차를 갖고 있으면 재산으로 잡히는데, 일반재산 환산율이 월 4.17퍼센트인 반면 자동차는 월 100퍼센트 환산율이 적용됐다. 쉽게 말하면 500만 원짜리 차가 있으면 매달 500만 원의 소득이 있는 것처럼 계산된다는 뜻이다. 이러면 소득인정액이 확 뛰어서 수급자격을 잃게 된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1600시시 미만이면서 200만 원 미만인 차량, 생업용 차량, 장애인 차량 등은 일반재산으로 봐줬다. 하지만 농촌에서 작은 트럭 하나 갖고 농사짓는 분들, 지방에서 자영업하면서 소형 화물차 없이는 일을 못하는 분들은 이 기준에 걸려서 수급대상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았다.
2026년부터는 승합차와 화물차 기준이 완화된다. 소형 이하이면서 10년 이상 된 차량이거나 차량 가액이 500만 원 미만인 승합차 및 화물차는 일반재산 환산율인 월 4.17퍼센트를 적용받게 된다. 100퍼센트에서 4.17퍼센트로 환산율이 확 낮아지니 소득인정액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어든다.
다자녀 가구 기준도 바뀐다. 기존에는 3자녀 이상이어야 다자녀 가구로 인정받아서 자동차 기준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2026년부터는 2자녀 이상이면 다자녀 가구로 인정된다. 아이 둘 키우면서 7인승 승용차 쓰는 가정이 수급자격을 얻기 훨씬 수월해졌다는 뜻이다.
26년 만에 의료급여 부양비가 사라진다는 것의 의미
솔직히 부양의무자 기준은 복지 신청할 때 가장 억울한 부분이었다. 분명 나는 어려운데, 연락도 안 되는 자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탈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실제로 한 푼도 지원받지 않는데 받는 것으로 간주해서 소득에 더해버리니 기준선을 넘겨버리는 거다.
의료급여의 경우 이 문제가 특히 심각했다. 생계급여나 주거급여, 교육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많이 완화됐거나 폐지됐지만 의료급여만큼은 부양비 제도가 26년 동안 유지됐다. 부양의무자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그 소득의 10퍼센트를 수급 신청자에게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예를 들어보자. 혼자 사는 70대 어르신이 기초연금과 공공일자리로 월 67만 원을 번다. 2026년 1인 가구 의료급여 선정기준이 102만 5695원이니 당연히 대상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연락 끊고 사는 아들 부부 소득의 10퍼센트인 36만 원이 간주 부양비로 더해지면 소득인정액이 103만 원이 돼서 기준선을 넘겨버린다. 실제로 한 푼도 받지 않는데 말이다.
2026년 1월부터 이 부양비 제도가 전면 폐지된다. 부양의무자 소득을 간주해서 수급 신청자 소득에 더하는 관행이 사라지는 거다. 이로 인해 그동안 억울하게 탈락했던 분들이 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복지부는 부양비 폐지로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상당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부양의무자 기준 자체가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다. 생계급여의 경우 부양의무자 연소득 1억 3천만 원 초과 또는 재산 12억 원 초과인 경우에만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식으로 기준이 남아있다. 의료급여도 고소득, 고재산 부양의무자에게는 기준이 적용된다. 하지만 간주 부양비가 사라지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불합리함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도 놓치면 안 되는 변화들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만 집중하다 보면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 두 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이미 폐지돼서 소득인정액만 충족하면 받을 수 있다. 선정기준도 생계급여보다 높아서 더 많은 가구가 대상이 된다.
주거급여는 기준 중위소득 48퍼센트 이하 가구가 대상이다. 2026년 기준 1인 가구 123만 834원, 4인 가구 311만 7474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월세를 사는 임차가구에게는 임차료를 지원하고, 자가에 사는 분들에게는 주택 수선비를 지원한다.
2026년에는 기준 임대료가 지역별로 상향 조정된다. 최소 1만 7천 원에서 최대 3만 9천 원까지 오른다. 인상률로 따지면 최대 11퍼센트 수준이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월세가 비싸니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클 전망이다. 치솟는 주거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조치다.
교육급여는 기준 중위소득 50퍼센트 이하 가구의 초중고 학생에게 교육활동지원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2026년 기준 1인 가구 128만 2119원, 4인 가구 324만 7369원 이하면 대상이다. 지원금액도 인상됐다. 초등학생은 연 50만 2천 원, 중학생은 연 69만 9천 원, 고등학생은 연 86만 원을 받는다. 특히 고등학생 지원금이 작년보다 9만 2천 원이나 올랐다. 무상교육에서 제외되는 고등학교 재학생에게는 입학금, 수업료, 교과서비를 실비로 추가 지원한다.
소득인정액 계산이 복잡하다면 이렇게 접근하자
기준 중위소득이 올랐다고 무조건 수급자가 되는 건 아니다. 핵심은 내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급여별 선정기준 이하인지 여부다. 소득인정액은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더한 값이다.
소득평가액은 실제소득에서 가구특성별 지출비용과 근로소득공제를 뺀 금액이다. 재산의 소득환산액은 재산에서 기본재산액과 부채를 빼고 소득환산율을 곱한 값이다. 계산이 복잡해 보이지만 복지로 홈페이지나 주민센터에서 모의계산을 해볼 수 있다.
중요한 건 내 상황에 맞는 급여를 찾는 거다. 생계급여 기준인 중위소득 32퍼센트는 넘더라도 의료급여 기준인 40퍼센트, 주거급여 기준인 48퍼센트, 교육급여 기준인 50퍼센트 이하일 수 있다. 급여별로 선정기준이 다르니 생계급여가 안 된다고 모든 복지 혜택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
2026년 급여별 선정기준을 정리하면 이렇다. 1인 가구 기준으로 생계급여는 82만 556원, 의료급여는 102만 5695원, 주거급여는 123만 834원, 교육급여는 128만 2119원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는 생계급여 207만 8316원, 의료급여 259만 7895원, 주거급여 311만 7474원, 교육급여 324만 7369원이다.
신청은 어떻게 하고 언제 결과가 나오는지
기초생활보장급여 신청은 연중 상시 가능하다.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복지로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신청 후 통상 30일 이내에 결과가 나온다. 조사에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 6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신청할 때 준비해야 할 서류가 있다. 신분증, 소득 및 재산 확인 서류, 금융정보 등 제공동의서 등이 필요하다. 의료급여의 경우 기존에는 부양의무자의 금융동의서까지 받아와야 해서 가족 간에 연락하기 껄끄러운 상황이 많았다. 2026년부터 부양비가 폐지되면서 이런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미 수급자인데 작년에 근로소득이 올라서 자격이 변동될 것 같다면 올해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기준 중위소득이 오르고 청년 소득공제가 확대되면서 작년엔 탈락했을 소득이어도 올해는 자격이 유지될 수 있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
솔직히 그동안 정부 복지정책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있었다. 기준은 높고 조건은 까다로워서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6년 제도 개선 내용을 보면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의지가 어느 정도 읽힌다.
기준 중위소득 역대 최대 인상, 청년 소득공제 대상 및 금액 확대, 자동차 재산 기준 완화, 의료급여 부양비 폐지까지. 하나하나가 현장에서 수급자들이 겪던 불합리함을 개선하는 방향이다. 복지부가 밝힌 대로 약 4만 명이 새롭게 생계급여 수급자가 된다면 그만큼 복지 사각지대가 줄어드는 셈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부양의무자 기준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고, 중산층까지 체감할 수 있는 생활비 부담 완화 대책이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일단 문턱이 낮아진 건 사실이다. 작년까지 기준선에서 아슬아슬하게 탈락했던 분들이라면 올해는 다시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마무리
2026년 기준 중위소득이 역대 최대 폭으로 인상되면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턱이 한층 낮아졌다. 4인 가구 기준 6.51퍼센트, 1인 가구 기준 7.20퍼센트 인상은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니라 수만 명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변화다. 생계급여 선정기준이 4인 가구 기준 처음으로 200만 원을 넘겼고, 청년 소득공제 대상이 34세까지 확대됐으며 공제금액도 60만 원으로 올랐다. 26년간 유지되던 의료급여 부양비가 드디어 폐지되면서 연락 끊긴 자녀 때문에 억울하게 탈락하던 문제도 해소됐다.
복지는 필요할 때 받는 거다. 어려울 때 도움받고, 나아지면 다시 세금 내면서 사회에 기여하면 된다. 올해 바뀐 기준이 내 상황에 맞는지 주민센터나 복지로에서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작년에 안 됐다고 올해도 안 되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