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많은 가정이 겨울이 되면 가장 무섭게 생각하는 것은 따뜻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음 달에 날아올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45평 아파트에 4인 가족이 사는데, 지난겨울 1월과 2월에 각각 15만원을 넘는 가스료가 나왔거든요. 12월도 약 12만원, 3월도 8만원대가 나왔습니다. 총 4개월 동안 약 50만원을 넘는 난방비를 내고도 “이게 정상인가?”라는 의문이 자꾸 생겼어요.
우리 집 난방비 구조를 먼저 파악했습니다
45평 아파트이고, 2019년 지어진 건물입니다. 단열은 나쁜 편이 아니지만, 고층(23층)이라 바람이 많이 부니까 난방비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고 생각했어요.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개별난방 방식이고, 보일러는 LG 인버터형입니다. 가족 구성원은 부부와 초등학생 두 명인데, 아침에 외출하기 전에 보일러를 켜고, 퇴근 후 다시 온도를 올립니다. 겨울철 실내 온도는 평균 22도 정도를 유지하려고 했어요.
이런 환경에서 지난겨울 난방비가 어떻게 나왔는지 다시 계산해봤습니다.
지난겨울 실제 청구액을 분석했습니다
2024년 겨울(12월~2월)
- 12월: 120,000원
- 1월: 152,000원
- 2월: 148,000원
당시 도시가스 단가는 MJ당 대략 19~20원대였습니다. 총 사용량으로 계산하면:
1월: 약 400~420 MJ를 사용했다는 뜻입니다 (152,000 ÷ 19.5원 ≈ 7,800개의 기본단위)
통상적으로 가정용 도시가스는 기본요금이 2,500원 정도이고, 거기에 사용량에 따른 변동요금이 더해집니다. 1월에 가스료가 152,000원이 나왔다는 것은, 제 가정이 사용량 기준으로는 상당히 높은 구간에 있다는 뜻이었어요.
2025년 겨울은 좀 더 조심했습니다
올겨울은 미리 대비했습니다. 실내 온도를 21도로 낮추고, 아침 외출 시에는 보일러를 끄거나 약한 불로 낮췄습니다. 온수도 신경 썼고요. 결과적으로 12월부터 2월까지의 가스료는:
- 12월: 105,000원
- 1월: 128,000원
- 2월: 118,000원
지난겨울 대비 약 15~20% 정도를 아낄 수 있었습니다. 가족의 쾌적함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절약이 가능했던 거죠. 그런데 1월에도 여전히 128,000원이 나왔어요. 이건 계속해서 답답했습니다.
2026년 예상 난방비를 계산해보니
정부와 한국가스공사의 발표를 보면, 2026년 도시가스 요금은 지속적인 인상 압력을 받을 것 같습니다. 현재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가격이 불안정하고, 한국가스공사의 누적 적자가 크기 때문입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2026년 도시가스 요금이 2025년 대비 5~10%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만약 10% 인상된다면?
- 현재 단가: MJ당 약 20원
- 2026년 예상 단가: MJ당 약 22원
저의 2025년 1월 사용량이 약 6,400 MJ였다면, 2026년 1월에는 같은 사용량에 22원이 적용되면:
기본요금 2,500원 + (6,400 MJ × 22원) = 약 143,300원
여기에 세금과 기후환경요금(약 5%)을 더하면 약 150,500원이 나옵니다. 2025년 128,000원에서 22,500원이 더 오르는 셈입니다.
더 높은 인상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만약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누적과 LNG 가격 급등으로 15% 인상된다면?
- 단가: MJ당 약 23원
- 1월 예상 청구액: 약 150,800원 + 세금 = 약 159,000원
이렇게 되면 2024년 1월의 152,000원과 비슷한 수준이 되는데, 2025년의 인상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더 높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겨울철 계절제 도입이 기대되는 이유
정부가 논의 중인 “계절제 도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대안입니다. 계절제란 겨울과 여름의 난방 수요 변화를 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겨울철(12월~3월) 기본요금을 낮춘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 기본요금이 2,500원이라면, 겨울철에 1,500원으로 인하된다면?
- 겨울 1월 청구액: 1,500 + (6,400 × 22) = 약 142,300원 + 세금
약 8,000원 정도 아낄 수 있습니다. 연간으로는 약 32,000원이 줄어드는 셈이죠.
하지만 현실은 더 복잡합니다
기본요금을 인하하면 그만큼 다른 요소로 보충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부 업계 분석에서는 “계절제 도입 시 봄/가을 요금이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결국 연간 총 지출은 비슷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더 걱정되는 건, 계절제 도입이 지연되거나 기대와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가 계속 지연되는 것처럼요.
2026년 겨울을 대비하려면
계절제 도입을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직접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합니다.
첫째, 보일러 점검입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보일러를 청소하고 점검하면 효율이 최대 15% 향상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제 보일러도 올해 미리 청소했어요.
둘째, 온도 관리입니다. 실내 온도를 1도 낮추면 가스료의 7%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올겨울 기준으로 22도를 유지했는데, 다음 겨울에는 21도로 낮춰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약 9,000원 정도 절약될 것 같습니다.
셋째, 가스요금 캐시백에 등록하는 것입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일정 비율 이상 가스를 덜 쓰면 요금을 돌려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3% 이상 절감하면 MJ당 약 200원을 깎아줍니다. 6,400 MJ 사용 기준으로 약 40,000원 정도를 받을 수 있는 거죠.
넷째, 수도관 단열을 신경 쓰는 것입니다. 수도관이 차가우면 보일러가 온수를 데우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특히 아파트 외부에 노출된 배관이 있다면 단열재를 감싸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2026년 나의 목표
겨울 난방비를 120,000원 이하로 낮추는 것입니다. 올겨울 기준 128,000원에서 약 6~7% 절감하려면:
- 실내 온도 21도 유지
- 보일러 정기 점검
- 가스요금 캐시백 참여 (약 40,000원 혜택 예상)
이렇게 하면, 비록 가스요금이 10% 올라가더라도 실제 청구액은 현 수준이나 조금 낮은 정도로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러운 것은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아파트입니다. 겨울에 지역난방이 약간 더 비싸긴 하지만, 예측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습니다. 개별난방처럼 급등하지 않거든요. 저는 올겨울도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어요. 128,000원이 나왔을 때 “올해는 이 정도네” 하면서 안도했을 정도니까요.
정부의 계절제 도입이 현실화되고, 가스 요금이 안정화되기를 기대하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직접 실행하려고 합니다. 2026년 1월 고지서가 나왔을 때, “어? 생각보다 적네”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