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건강보험료 인상, 국민연금 인상, 내 월급은 더 줄어든다

핵심 요약

2026년부터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이 동시에 인상됩니다. 건강보험료율은 7.19%로 올라 직장인은 월평균 2,235원을 추가 부담하게 되고,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2026년부터 매년 0.5%씩 올라 2033년에는 13%에 달합니다. 하지만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도 43%로 높아지며, 이번 개혁으로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는 기존 2056년에서 2064년으로 8년 연장됩니다. 기금수익률을 1% 더 높일 수 있다면 2071년까지 연장 가능합니다.


월급날이 두려워지는 이유

월급날만 기다리던 직장인들에게 2026년은 좀 더 각오하고 맞이해야 할 해가 되었습니다. 통장에 찍히는 실수령액이 생각보다 적어서 당황한 경험, 다들 있으시죠? 내년부터는 그 금액이 더 줄어들 예정입니다. 바로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보험료가 동시에 인상되기 때문인데요.

사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또 오른다고? 도대체 얼마나 더 내야 하는 거야”라는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단순히 부담만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 내는 돈도 늘지만 받는 돈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로 바뀌었거든요. 오늘은 2026년부터 달라지는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에 대해 속 시원하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건강보험료, 2년 만에 다시 오른다

먼저 건강보험료 얘기부터 해볼까요. 2024년과 2025년 2년 동결되었던 건강보험료율이 2026년부터 다시 인상됩니다. 현행 7.09%에서 7.19%로 0.1%포인트 오르는데요, 비율로 보면 전년대비 1.48% 인상입니다.

“겨우 0.1%인데 뭐가 문제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실제로 계산해보면 만만치 않습니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월평균 보험료가 2025년 15만 8,464원에서 2026년 16만 699원으로 오릅니다. 한 달에 2,235원 증가하는데, 1년이면 약 2만 6,820원이 추가로 나가는 셈이죠.

지역가입자는 어떨까요? 월평균 보험료가 8만 8,962원에서 9만 242원으로 1,280원 증가합니다. 직장가입자보다는 적지만 역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금액입니다.

월급 300만원 받는 직장인을 예로 들어볼게요. 건강보험료는 보수월액에 보험료율을 곱해서 계산하고, 회사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합니다. 2025년에는 약 10만 6,350원을 냈다면, 2026년에는 약 10만 7,850원을 내게 됩니다. 본인 부담금만 따지면 5만 3,175원에서 5만 3,925원으로 750원 증가하는 거죠.

여기에 장기요양보험료까지 고려하면 실제 부담은 더 늘어납니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의 12.95%인데, 이것도 역시 절반씩 나눠 냅니다. 그러니까 건강보험료가 오르면 장기요양보험료도 자동으로 따라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왜 건강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었을까

정부는 현재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적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단기적으로는 흑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보험료율을 올린 이유는 뭘까요?

첫째, 지난 2년간 보험료율을 동결하면서 건강보험 수입 기반이 약화되었습니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보험료 수입도 예전만큼 늘지 않았던 거죠. 둘째, 앞으로 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강화하고, 간병비 부담을 줄이고, 희귀난치질환 치료비 지원을 확대하려면 돈이 필요하니까요.

특히 의대 증원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나면서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하는 데만 약 3조원이 들어갔습니다. 이런 지출은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2026년부터 재정이 적자로 전환되고, 2030년에는 누적 준비금이 바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렇다고 보험료를 크게 올리기도 어려웠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국민들의 부담 여력을 고려해야 했으니까요. 결국 정부는 최소한의 인상폭으로 결정하되,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등 효율화 노력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 18년 만의 대개혁

건강보험료보다 더 큰 변화는 국민연금에서 일어납니다. 2025년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데요, 2007년 이후 무려 18년 만의 개혁입니다.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내는 돈인 보험료율을 올리고,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도 올린다는 거죠.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 바뀌는 겁니다.

먼저 보험료율부터 볼까요. 현재 9%인 보험료율이 2026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에는 13%가 됩니다. 한 번에 확 올리는 게 아니라 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거죠. 2026년 9.5%, 2027년 10%,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월 309만원을 버는 평균 소득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2025년에는 월 27만 8,100원을 국민연금으로 냈는데, 2026년에는 29만 3,275원을 내게 됩니다. 직장가입자라면 본인과 회사가 절반씩 부담하니까 본인 부담금은 13만 9,050원에서 14만 6,638원으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와, 한 달에 7천원 넘게 더 내야 하네”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건 받는 돈도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소득대체율이 2025년 41.5%에서 2026년부터 43%로 올라가거든요.

소득대체율이 뭐냐고요? 쉽게 말하면 은퇴 전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입니다. 원래는 매년 0.5%포인트씩 내려가서 2028년에 40%가 될 예정이었는데, 이번 개혁으로 인하 계획이 중단되고 오히려 43%로 올라간 겁니다.

같은 평균 소득자가 40년 가입하고 25년 동안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해볼게요. 개혁 전에는 총 1억 2,362만원을 내고 3억 928만원을 받았습니다. 개혁 후에는 총 1억 8,762만원을 내고 3억 1,489만원을 받게 됩니다. 내는 돈은 6,400만원 늘었지만, 받는 돈은 561만원 더 늘어난 거죠.

연금 고갈, 정말 괜찮은 걸까

국민연금 얘기만 나오면 빠지지 않는 게 바로 “기금 고갈” 문제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내가 늙었을 때 정말 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크죠.

현재 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41년 1,882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들어 2056년에 완전히 바닥날 예정이었습니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GDP가 2,236조원이니까, GDP에 맞먹는 어마어마한 돈이 15년 만에 사라지는 셈이었죠.

그런데 이번 개혁으로 고갈 시점이 8년 늦춰졌습니다. 2056년에서 2064년으로 말이죠.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만으로도 이 정도 효과를 본 겁니다.

여기에 정부가 목표로 하는 기금수익률 1%포인트 제고까지 달성하면 어떻게 될까요? 기금 고갈 시점이 2071년까지 늘어납니다. 현행 제도 대비 무려 15년이나 연장되는 거죠. 기금수익률을 현재 4.5%에서 5.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인데,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지금 25살인 청년은 40년 뒤인 2065년부터 연금을 받게 되는데, 현재 개혁안대로라면 이미 기금이 고갈된 뒤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자동조정장치 같은 구조개혁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구조 변화나 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장치입니다. OECD 38개국 중 24개국이 이미 운영하고 있죠. 우리도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세대 간 갈등과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국가가 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데

이번 국민연금 개혁의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바로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입니다. 국민연금법 제3조의2에 새로 추가된 내용인데요, “국가는 이 법에 따른 연금급여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급을 보장하여야 하며, 이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사실 국민연금은 법적으로 국가 지급보증이 없었습니다.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과 달리 말이죠. 그래서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못 받는 거 아니야?”라는 불안감이 컸는데, 이번에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법에 못 박은 겁니다.

물론 기금이 바닥나면 어떤 방식으로든 재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보험료를 더 올리거나, 세금을 투입하거나, 아니면 둘 다 해야 할 수도 있죠. 그래도 국가가 법으로 보장한다는 건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내가 낸 돈, 반드시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니까요.

추가 혜택도 눈여겨보세요

이번 개혁에서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외에도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출산 크레딧이 대폭 확대됩니다. 기존에는 둘째 아이부터 추가 가입기간을 인정해줬는데, 이제 첫째 아이도 12개월을 인정받습니다. 둘째는 12개월, 셋째 이상은 18개월이고요. 여기에 50개월이던 상한 규정도 아예 폐지됐습니다. 자녀가 많을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거죠.

군 복무 크레딧도 늘어납니다. 기존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로, 실제 복무기간만큼 인정해주는 방식입니다. 군 복무 때문에 소득 활동을 못 한 젊은이들에 대한 보상이 강화된 셈입니다.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도 확대됩니다. 기존에는 사업 중단이나 실업으로 보험료를 못 내다가 다시 내는 사람만 최대 12개월 지원했는데, 앞으로는 일정 소득 이하 지역가입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됩니다.

내 월급, 실제로 얼마나 줄어들까

자, 그럼 실제로 계산해볼까요. 월급 300만원 받는 직장인을 기준으로 2026년에 추가로 얼마나 더 내야 하는지 말이죠.

건강보험료 본인 부담 증가분이 약 750원, 장기요양보험료 증가분까지 합치면 약 850원 정도 됩니다. 여기에 국민연금 본인 부담 증가분 약 7,600원을 더하면 한 달에 약 8,450원이 추가로 빠져나갑니다. 1년이면 약 10만원 정도 되겠네요.

“생각보다 적네”라고 할 수도 있고, “그래도 부담되는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게 2026년 한 해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2033년까지 계속 오르니까요.

같은 월급 300만원 기준으로 2033년이 되면 국민연금 본인 부담금이 월 19만 5천원에 달합니다. 지금보다 약 6만원 정도 더 내는 거죠. 물론 그만큼 미래에 받을 연금액도 늘어나지만, 당장의 가계 부담은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결국 중요한 건 준비입니다.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이 오른다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니까요.

첫째, 가계 예산을 다시 짜보세요. 매달 나가는 고정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다른 부분에서 절약할 수 있는 항목이 있는지 점검해보는 거죠. 구독 서비스나 불필요한 보험 같은 게 대표적입니다.

둘째,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세요.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월 65만 5천원 정도인데, 이게 2023년 기준 노후 최소생활비 136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같은 사적연금 준비가 필수입니다.

셋째, 크레딧 제도를 적극 활용하세요. 출산했거나 군 복무를 했다면 꼭 신청해서 혜택을 받으시고요. 저소득 지역가입자라면 보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도 확인해보세요. 모르고 못 받는 경우가 의외로 많거든요.

넷째,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세요. 당장은 부담스럽지만, 국민연금은 살아있는 한 계속 받는 돈입니다. 물가상승률도 매년 반영되고요.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에 이만한 노후 보장 장치가 없습니다.

마치며

2026년은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에 큰 전환점이 되는 해입니다.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이 동시에 오르면서 당장의 부담은 늘어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제도를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연금 개혁을 더 늦췄다면 미래 세대의 부담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을 겁니다. 지금 우리가 조금 더 내는 게 우리 자녀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번 개혁이 완벽한 해법은 아닙니다. 2064년이면 또다시 기금이 고갈될 수 있고, 추가 개혁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8년 만에 이룬 합의라는 점에서, 그리고 더 내고 더 받는 균형 잡힌 방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내년부터 월급명세서를 받을 때 “어, 왜 이렇게 적지?”하고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돈이 지금 부모님 세대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미래 내 노후를 보장하는 데 쓰인다는 걸 기억하세요.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안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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