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초고가 단지는 대출 규제에도 끄떡없을까? – 부동산 양극화 현상의 실체

지난 6월 27일, 정부가 발표한 초강력 부동산 대출 규제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합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급감했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 켜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초고가 아파트 시장입니다.

래미안 첼리투스는 한 달 새 19억 가까이 상승했고, 더펜트하우스청담에서는 전용 273.96㎡가 190억 원에 거래되며 52억원이나 뛰었습니다. 2025년 1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실거래가 100억원을 넘긴 아파트만 12건에 달할 정도니까요.

이게 대체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같은 서울 시장인데 왜 이런 극명한 차이가 벌어지는 걸까요? 오늘은 이 궁금증을 제대로 파헤쳐보려 합니다.

대출 규제의 실체 – 중저가 아파트만 직격탄

6∙27 부동산 대책은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실거주 의무 강화 등 강도 높은 규제입니다. 특히 수도권·규제지역에서 2주택자 이상이 추가 주택을 구입할 경우 LTV를 0%로 제한한 것이 핵심이죠.

하지만 이런 규제가 실제로 타격을 주는 건 대출에 의존하는 중저가 아파트 구매자들입니다. 10억~20억대 아파트를 사려는 일반 직장인들은 보통 3~6억원 정도를 대출받아야 하는데, 이제 그게 불가능해진 거죠. 6·27 대출 규제 이후 9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반면 50억원, 100억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은 애초에 대출 의존도가 낮습니다. 이들에게 6억원 대출 한도 제한은 별로 의미가 없어요. 전체 구매가의 5~10% 정도에 불과하니까요.

결국 규제의 칼날은 서민과 중산층을 향했고, 정작 부동산 시장의 상위 1%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셈입니다. 이게 바로 규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되는 첫 번째 이유죠.

현금 거래의 힘 – 돈 많은 자들만의 리그

초고가 아파트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현금 거래’입니다. 초고가 아파트 거래의 대부분이 대출보다 현금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게 핵심이죠. 대출 없는 ‘전액 현금’ 매입이 일반적인 양상입니다.

실제로 10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는 사람이 6억원 대출을 받으려고 할까요? 안 받습니다. 굳이 복잡한 대출 심사 과정을 거칠 이유도 없고, 이자 부담도 크지 않거든요. 더욱이 현금 거래는 거래 속도도 빠르고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어요.

이런 현금 부자들은 어디서 올까요? 기존 부동산으로 수십억원의 차익을 본 기존 부동산 부자들, 상속으로 거액의 자산을 받은 사람들, 사업으로 큰돈을 번 기업인들, 그리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투자 자금까지. 이들에게는 대출 규제가 그냥 남의 얘기일 뿐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확실한 시기에는 현금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 오히려 기회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못 사니까 내가 더 좋은 조건에 살 수 있다”는 심리죠. 이게 바로 규제 속에서도 초고가 아파트가 오히려 더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희소성과 상징성 – 안전한 자산으로서의 매력

시장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입지가 뛰어나고 희소성과 상징성을 갖춘 고급 아파트가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됩니다. 이게 바로 초고가 아파트만의 독특한 매력이죠.

생각해보세요. 강남 청담동, 압구정동, 용산 한남동의 초고가 아파트들은 단순히 ‘집’이 아닙니다. 이들은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자, 절대 공급이 늘어나지 않을 희소 자산이에요. 특히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나 역세권 프리미엄 단지들은 ‘대체 불가능한 자산’으로 인식됩니다.

에테르노 청담이 가장 비싼 집 타이틀을 거머쥐고, 더펜트하우스 청담을 넘어서는 것처럼, 이런 상징적 가치는 계속해서 프리미엄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명품 브랜드처럼 말이죠.

더욱이 이런 지역들은 개발 가능한 토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요. 새로운 공급이 제한적이니 기존 아파트의 희소성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이 가격 상승의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어요.

경제적 불확실성이 클 때일수록 이런 ‘확실한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집니다. 주식이나 다른 금융상품은 변동성이 크지만, 강남 3구의 초고가 아파트는 ‘절대 망하지 않을 자산’으로 여겨지거든요.

투자처로서의 매력 – 수익률과 절세 효과

초고가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의외로 괜찮은 투자 수익률입니다. 래미안 첼리투스 전용 124㎡가 한 달 만에 약 19억 원의 상승 폭을 기록하며 상승률 48.5%를 보였어요. 이런 수익률은 웬만한 주식 투자로도 내기 어려운 수준이죠.

게다가 부동산 투자는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도 적어요. 2년 이상 보유하고 실거주했다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1세대 1주택 비과세 한도도 12억원(2025년 기준)까지 늘어났거든요. 물론 초고가 아파트는 이 한도를 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다른 투자상품 대비 세제 혜택이 있는 편이에요.

특히 상속세 절약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부동산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는데, 실제 거래가와 공시가격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요. 100억원에 거래되는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60억원 정도일 수 있다는 얘기죠. 이런 차이가 합법적인 절세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임대 수익률도 나쁘지 않아요. 초고가 아파트는 임대료도 비싸지만, 임차인의 질도 안정적이에요. 연 2~3%의 임대 수익률에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 총 수익률은 상당히 매력적이 됩니다.

공급 절벽 현상 – 더 이상 지을 땅이 없다

2025년부터 서울의 아파트 분양 물량이 급감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공급 절벽’ 현상이죠. 특히 강남권과 용산, 서초 지역은 개발 가능한 토지가 거의 소진되었어요.

신규 공급이 줄어들면 기존 아파트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특히 한강변이나 역세권 같은 프리미엄 입지의 경우 새로운 공급이 거의 불가능해요. 이미 건물이 들어서 있거나, 공원, 학교 등 공공시설로 지정되어 있거든요.

더욱이 최근 몇 년간 강화된 건축 규제들도 신규 공급을 어렵게 만들고 있어요. 높이 제한, 용적률 제한, 환경 규제 등등… 예전처럼 마음대로 지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거죠.

이런 공급 절벽 현상은 기존 초고가 아파트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킵니다. “지금 안 사면 나중에는 살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작용하는 거예요. 특히 현금 여력이 있는 부유층들에게는 더욱 강력한 구매 동기가 됩니다.

결국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제한적이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죠. 이게 바로 대출 규제와 상관없이 초고가 아파트가 계속 오르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부의 대물림과 세대 간 자산 이전

초고가 아파트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세대 간 자산 이전’이 활발하다는 점입니다. 기존 부동산 부자들이 자녀에게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자산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초고가 아파트가 선택되는 경우가 많아요.

부모 세대가 강남권에 여러 채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면, 이를 현금화해서 자녀에게 더 좋은 한 채를 사주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20억원짜리 아파트 3채를 팔아서 60억원으로 자녀에게 한강뷰 초고가 아파트를 사주는 식이죠.

이런 패턴은 대출 규제와 전혀 상관이 없어요. 애초에 대출을 끼지 않는 거래이니까요. 오히려 규제로 인해 다른 경쟁자들이 줄어들면서 더 좋은 조건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기도 해요.

특히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리 증여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연간 증여 한도(자녀 기준 5천만원)를 활용하거나, 부동산 매매를 통한 간접 증여 방식을 이용하는 거죠. 이런 과정에서 초고가 아파트가 선호되는 이유는 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의 대물림 과정에서 ‘돈이 돈을 낳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이미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가정에서는 다음 세대에게 더 좋은 자산을 물려주려 하고, 이 과정에서 초고가 아파트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미래 전망과 정책적 함의 – 양극화는 계속될 것인가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현재의 양극화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죠.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정부 초고강도 규제가 이어질 전망이고, 4분기 집값 급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요. 규제가 강화될수록 대출에 의존하는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현금 거래 위주의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도 이런 양극화 현상을 방치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미 종부세 강화, 다주택자 대상 세금 인상 등의 정책들이 논의되고 있고,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별도 규제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별도 취득세나 보유세 부과, 현금 거래 시 자금출처 조사 강화, 법인을 통한 부동산 취득 제한 등의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정책들도 부작용이 클 수 있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금리 변화입니다. 현재는 고금리 상황이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가 다시 내려갈 가능성도 있어요.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여력이 늘어나면서 중저가 아파트 시장도 다시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공급 확대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 같아요. 특히 중산층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의 신규 공급이 늘어나야 초고가 아파트로만 수요가 몰리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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