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를 보면 재테크 유튜버들의 화려한 일상이 담긴 영상이 넘쳐난다. 한 달에 몇 천만 원씩 번다는 수익 공개 영상은 매번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하지만 정말로 누구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로 본업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정직한 답변을 찾기 위해 최근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는 게 현실이다.
연예인도 수익이 줄었다고 걱정하는 현실
먼저 충격적인 소식부터 전하자면, 유명 연예인들까지 크리에이터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예전만 못하다고 고백하기 시작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톱스타들이 유튜브에 진출했을 때의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거의 아무런 노력 없이도 100만 조회를 돌파했고, 한 달에 억대 수입을 거둔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플랫폼들이 크리에이터 정책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더 이상 구독자 수만으로는 돈을 주지 않는다. 쇼츠 형식이라면 최근 90일간 10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해야 수익화가 되고, 장형 콘텐츠라면 4000시간 이상의 시청 시간과 1000명의 구독자라는 기본 조건을 만족한 후에야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다. 과거 10만 팔로워면 충분했던 협찬 요청 기준이 이제는 1만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계정이 10만 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해야만 릴스 보너스를 받을 수 있게 바뀌었다. 플랫폼이 수익 기준을 높일수록 진입장벽도 높아지는 악순환이 생기고 있다.
평균 월소득 157만 원이라는 냉혹한 통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개인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실태조사에 따르면 크리에이터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평균 월 소득은 157만 4천 원이다. 충격적인가? 그럼 더 자세한 수치를 보자. 국세청 자료에 의하면 2022년 기준 1인 미디어 창작자 수입을 신고한 인원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수익은 2900만 원으로 전년도 3200만 원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수입을 신고한 크리에이터 수는 많아졌지만, 실제 큰 돈을 버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뜻이다.
더욱 심각한 건 양극화다. 상위 1%에 해당하는 393명의 평균 수입이 8억 4800만 원인 반면, 하위 50% 대다수는 월 30만 원도 채 못 벌고 있다. 전체 조회수의 90%를 상위 3%의 유튜버가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결국 크리에이터는 많지만 돈을 버는 크리에이터는 매우 적다는 의미다. 아직도 유튜브로 직업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극히 제한된 소수의 이야기를 착각하는 것이다.
일반인도 시작할 수 있다는 희소식
그렇다면 정말 일반인에게는 길이 없을까? 다행히 완전히 막혀있지는 않다. 최근 플랫폼의 정책이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냈다. 인스타그램 기준으로 팔로워 1천 명만 있어도 릴스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공지가 나왔다. 2025년 기준 릴스 보너스로 한 달에 최대 3000달러 이상을 벌 수 있다고 보고된 크리에이터들도 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400만 원부터 최대 400만 원대까지다. 물론 이건 매우 우수한 콘텐츠와 높은 참여도를 유지했을 때의 이야기다.
뷰티 크리에이터들 중에는 팔로워 1400명으로 월 70만 원 이상을 벌고 있는 사례도 있고, 생활 꿀팁 계정이 첫 달 180달러를 벌어들인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유튜브 쇼츠로는 한 번에 대박이 나면 95만 원을 번다는 유튜버도 있다. 이건 분명 일반인도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이건 ‘평균’이 아니라 ‘가능성’이라는 점이다.
재테크 유튜버 말을 액면 그대로 받으면 안 되는 이유
재테크 유튜버들이 공개하는 수익은 보통 그들이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후의 수치다. 처음 채널을 개설한 후 3개월, 6개월, 1년을 버티고 난 결과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반에는 조회수가 거의 나오지 않다가 어느 순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그 ‘어느 순간’까지 도달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보장하지 못한다.
또한 그들의 콘텐츠가 인기를 끈 이유를 살펴보면 이미 인지도가 있던 인플루언서, 연예인, 또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순전히 ‘신인’ 크리에이터로 시작해서 월급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다른 이야기다. 직업으로서의 안정성에 대한 만족도가 5점 만점 중 2.48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때문에 대다수 크리에이터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장점은 분명 있지만, 위험 요소도 만만치 않다
크리에이터 활동의 매력은 실제로 있다. 취미가 본업이 될 수 있고, 시간적 자유도 상대적으로 있으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전통적인 직업과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다.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순위에서 4위에 올라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극도로 치열하다. 매일 콘텐츠를 업로드해야 하고, 조회수와 댓글을 24시간 모니터링해야 하는 정신적 부담은 상당하다. 기획, 촬영, 편집, 광고 비즈니스까지 모두 혼자 해야 하는 외로움도 있다. 악플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나 저작권 문제도 빈번하다. 돈을 벌기 전까지는 아무런 보장도 없다.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로 일하는 크리에이터가 대다수라는 점도 문제다.
현명한 선택을 위한 조언
결국 답은 이렇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로 돈을 버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다. 실제로 팔로워 수와 상관없이 콘텐츠 품질과 참여도만으로 수익화를 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그것이 ‘직업’이 되려면 훨씬 높은 수준의 일관성과 창의력, 그리고 운까지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지금 직장을 그만두고 크리에이터로 전환하고 싶다면, 먼저 현재 직업을 유지하면서 부업으로 시작해보자. 3개월, 6개월, 1년을 거치며 얼마나 수익이 나오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재테크 유튜버들의 화려한 수입 공개 영상은 그들의 성공 스토리일 뿐, 당신의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자. 콘텐츠가 정말 좋아서, 혼자서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정이 있다면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하지만 돈이 이유라면,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