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인상 물가상승 관계, 연봉 1.7% 올랐는데 생활비는 2.4% 급여 인상이 의미 없는 이유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0,030원으로 정해졌습니다. 역대 처음으로 1만 원을 넘긴 셈인데, 인상률은 겨우 1.7%에 불과합니다. 반면 2025년 우리가 체감하는 물가는 2.4% 올랐고, 특히 식품 가격은 3.3%나 뛰었습니다. 간단한 뺄셈이면 답이 나옵니다. 월급은 1.7% 올랐는데 생활비는 2.4% 올랐다는 것은 실제로는 우리가 더 가난해진 셈이라는 뜻입니다. 이게 한두 해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더욱 심각합니다.

월급인상과 물가상승의 불일치 문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월급이 올랐는데 통장에 남는 돈은 더 적어진다는 것이죠. 이건 착각이 아닙니다. 실제로 월급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이 1.7% 오른 반면 물가는 2.4% 상승했습니다. 겨우 0.7%의 차이 같지만, 이게 연간 축적되면 저소득층의 삶의 질에 큰 타격을 줍니다. 특히 주거비와 식료품, 에너지비 같은 필수 생활비는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왜 월급은 올라도 지갑은 가벼워질까?

지난 5년간의 통계를 보면 더욱 명백해집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우리 경제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합산하면 27.6%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15.8%에 그쳤다는 것이 노동계의 분석입니다. 그 차이인 11.8%가 바로 우리가 손실본 ‘실질임금 하락분’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잃어버린 돈이라는 의미입니다.

더 문제인 것은 월급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정말 필요한 건 밥, 전기요금, 교통비, 주거비 같은 생활 필수품들입니다. 통계청의 생활물가지수를 보면 4월 기준 식품은 전년 같은 달보다 3.3% 올랐습니다. 신선 채소와 과일은 가격이 들쭉날쭉하지만, 가공식품과 기본 식료품들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월급을 1.7% 더 받아봤자, 장을 보다 보면 그 인상분이 금세 사라지는 경험을 누구나 하고 있지 않을까요?


환율이 올라갈수록 서민은 더 힘들어진다

올해 또 다른 변수는 환율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수입 물가가 뛰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외에서 사 오는 모든 물건들이 더 비싸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휘발유, 밀가루, 식용유 같은 필수 물품들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환율이 오르면 자동으로 가격이 올라갑니다. 기업들은 수입 비용 증가를 판매 가격 인상으로 전가시킵니다.

어려운 경제학 용어로 말하면 ‘환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굳이 이 용어를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을 보면서 일주일 전보다 계란이 더 비싼 것을 보고, 커피값이 올랐다는 걸 느끼면 그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저소득층일수록 물가 충격이 크다

여기서 더 깊은 문제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수준의 물가 충격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행의 분석을 보면 2019년 4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 소득 하위 20% 저소득층이 경험한 누적 물가상승률은 16%였습니다. 반면 소득 상위 20% 고소득층은 15%였습니다. 고소득층에 비해 저소득층이 더 큰 물가 충격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고급 상품보다 저가 물건들이 더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입니다. 1000원짜리 라면이 2000원이 되는 것은 2배의 인상률입니다. 하지만 5000원짜리 프리미엄 라면이 7500원이 되는 것은 1.5배의 인상이에요. 수학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일상의 거의 모든 물건이 엄청난 속도로 비싸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월급의 대부분을 필수 생활비에 쓰는 사람과 여유 있게 쓰는 사람의 피부에 와닿는 물가는 완전히 다르다는 뜻입니다.


우리 집 물가와 공식 물가의 거리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 물가상승률과 개인이 체감하는 물가는 왜 다를까요? 공식 물가는 모든 상품을 평균적으로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 명품백 가격 변동도 포함되고, 국산차 가격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가정이 명품백을 자주 사거나 새 차를 사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소비 구조는 훨씬 더 단순합니다. 쌀, 계란, 고기, 전기료, 아이 학용품 같은 것들이 주를 이룹니다.

통계청의 생활물가지수가 따로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실제 생활과 더 가까운 물가를 측정하려는 취지인데, 이 지수도 4월 기준 2.4% 올랐습니다. 공식 물가 2.1%보다 더 높습니다. 즉,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돈과 관련된 물가가 공식 통계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2025년이 벌써 절반을 넘어갔습니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면 올해 말까지 물가상승률은 2%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최저임금은 또 어떻게 정해질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노동계는 이미 내년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11500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해 10030원보다 14.7% 더 오른 금액입니다. 이것도 지난 5년간의 실질임금 손실을 따라잡으려는 시도일 뿐입니다.

결국 우리는 역전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매년 물가가 올라가고 최저임금이 따라가지 못하면, 더 이상 쫓아올 수 없는 거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과 국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개인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률을 높일 수밖에 없지만, 결국 물가와 임금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거시경제 정책의 영역입니다.


결론: 숫자로는 올랐지만, 우리의 구매력은 떨어졌다

2025년 월급이 올랐다는 소식은 좋은 뉴스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물가라는 현실이 숨어 있습니다. 1.7%의 인상은 2.4%의 물가 상승 앞에서 무력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월급액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구매력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봐야 하는 시대입니다. 오늘 받는 월급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내년 월급으로 올해의 손실을 메워야 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개인의 현명한 금융 관리와 함께 국가 차원의 구조 개선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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