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반,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지하철 카드를 터치하고, 내리는 역에서 또 터치하고, 버스를 탈 때 한 번 더. 평일 다섯 번을 반복하면 일주일에 열 번, 한 달이면 거뜬히 오십 번은 넘어간다. 대중교통 없이는 한 발도 못 나가는 서울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상이다. 그런데 이 반복된 카드 터치가 얼마나 큰 돈이 되어 나가는지 제대로 계산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 몇 년간 지하철 요금도 올랐고, 버스 요금도 인상됐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교통비만 자꾸자꾸 는다는 투덜거림은 이제 서울 직장인의 일상 멘트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여기 희소식이 있다. 2026년 1월 1일부터 정부가 도입하는 ‘모두의 카드’라는 것 때문이다. 혹시 들었어? 이건 단순한 교통 할인 제도가 아니다. 일정 금액을 초과한 교통비를 통째로 환급받는 엄청난 정책이다.
모두의 카드, 대체 뭐가 새로운가
기존에 있던 K-패스라는 제도가 있다. 이걸 쓰던 사람들이라면 혹시 월급을 일부 돌려받은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K-패스는 지출 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해주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기본형으로는 20% 정도를 돌려받는 식이었다. 월 10만 원을 썼으면 2만 원을 환급받는 거다. 나쁘지는 않지만 솔직히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모두의 카드는 이걸 완전히 뒤집어놨다. 이제는 비율이 아니라 기준 금액을 정해놓고, 그것을 초과한 부분을 통째로 환급해준다는 것이다. 만약 기준 금액이 6만 2천 원인데 너가 7만 원을 썼다면, 초과분 8천 원을 그냥 돌려준다는 뜻이다. 한 달에 10만 원을 썼으면 3만 8천 원을 돌려받는 거다. K-패스로 2만 원받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서울·경기 직장인이 정확히 얼마나 살 수 있는 걸까
여기가 바로 우리한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수도권 지역에 사는 일반 성인 직장인의 기준 금액은 월 6만 2천 원이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살펴보자.
아침에 집에서 출발해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가면 보통 한 번에 2천 500원에서 3천 원 정도가 든다. 퇴근할 때도 비슷하고. 점심시간에 다른 곳을 돌아다니거나 저녁에 약속이 있으면 또 타게 된다. 보통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평일 하루에 3천 원에서 4천 500원 정도를 쓴다. 일주일에 2만 원 정도, 한 달이면 8만 원에서 9만 원이 기본이다.
만약 너가 월 10만 원을 교통비로 쓴다면 어떻게 될까? 모두의 카드 기준인 6만 2천 원을 넘어선 3만 8천 원이 환급된다. 월 12만 원을 쓴다면 5만 8천 원을 돌려받는다. 월급에서 나갈 교통비를 거의 반으로 줄이는 셈이다.
그런데 나는 확실히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 말아도 된다. 정부가 이미 이런 변수들을 다 고려했다. 기존에 K-패스를 쓰던 사람이라면 아무 신청도 할 필요 없다. 자동으로 시스템에 적용된다. 그뿐만 아니라 매달 경우에 따라 기존 K-패스가 유리할 때도 있고, 모두의 카드가 유리할 때도 있는데, 정부가 알아서 더 많이 환급받는 쪽으로 자동 선택해준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대학 입시철이나 여름 휴가 때문에 그 달 대중교통을 거의 안 쓰고 5만 원만 썼다면, 기존 K-패스가 환급을 더 많이 해줄 수도 있다. 그럼 그 달에는 K-패스가 적용된다. 반대로 전시 출장이 많아서 그 달 15만 원을 썼다면? 모두의 카드가 훨씬 많이 환급해준다. 그 달에는 모두의 카드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거다. 너는 신경 쓸 것 하나 없이 그냥 카드만 터치하면 된다.
신규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존 K-패스 이용자는 좋겠지만, 지금까지 안 썼던 사람들도 있을 거다. 신규로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정은 간단하다. 먼저 K-패스 기능이 있는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신용카드든 체크카드든 상관없다. 대부분의 카드사에서 K-패스 기능을 넣은 카드를 발행하고 있다. 카드를 받은 후에는 K-패스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등록하면 된다. 등록은 5분도 안 걸린다.
여기서 주의할 점 하나는, 카드를 받았어도 꼭 등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카드만 받고 등록을 안 해서 나중에 환급을 못 받는 경우가 있다. 등록 전에 쓴 대중교통비는 환급 대상이 안 되니까 꼭 기억하자.
청년, 어르신, 자녀가 있는 가구는 더 좋다
여기가 또 눈에 띄는 부분이다. 모두가 다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기준 금액이 다르게 설정된다.
청년들에게는 월 5만 5천 원이 기준이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도 월 5만 5천 원이다. 2자녀를 둔 가구는? 역시 5만 5천 원이다. 그럼 기준 금액이 낮다는 건 더 많이 환급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청년이 월 8만 원을 쓴다면 2만 5천 원을 환급받는다. 어르신도 마찬가지다.
더 혜택이 좋은 경우도 있다. 3자녀 이상을 둔 가구나 저소득층이라면 기준 금액이 월 4만 5천 원이다. 그럼 더더욱 많이 환급받을 수 있다. 아이들을 많이 키우면서 경제적 부담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을 더 챙겨주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광역버스나 GTX를 자주 탄다면 플러스형이 있다
서울에만 사는 게 아니라 경기도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광역버스나 GTX 같은 더 비싼 교통수단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모두의 카드 플러스형’이라는 게 별도로 있다.
플러스형의 기준은 조금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수도권에서 서울과 경기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버스와 GTX 같은 고객단가가 높은 교통수단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 플러스형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모두의 카드는 일반형과 플러스형 중에서 그달에 우리한테 더 유리한 것이 자동으로 적용되니까 이것도 신경 쓸 필요 없다.
환급은 언제 들어올까
그 달에 6만 2천 원을 초과해서 썼으면, 다음 달 초에 환급금이 들어온다. 즉시 환급이 아니라 한 달 후 환급이라는 뜻이다. 내가 1월에 초과분 3만 원을 벌었다면 2월 초에 3만 원이 내 카드에 들어온다는 거다. 기다려야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받을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환급액을 어디서 확인하는지도 궁금할 테니 말해주면, K-패스 앱이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내 환급액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어르신 혜택도 확 늘어났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별도의 혜택도 강화됐다. 기존 K-패스에서 어르신의 환급률은 20%였다. 그런데 2026년부터는 30%로 올라간다. 10%포인트를 확 올려버린 것이다. 모두의 카드를 쓰면 더더욱 많이 환급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얼마나 아낄 수 있는지 계산해보자
구체적인 수치로 생각해보자. 서울에 사는 일반 직장인이 가장 기본적인 경로인 지하철과 버스만 이용해서 월 10만 원을 쓴다고 하자. 모두의 카드로는 6만 2천 원을 뺀 3만 8천 원을 환급받는다. 즉 실제로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6만 2천 원뿐이다.
월 12만 원을 쓴다면 5만 8천 원이 환급된다. 실제 지출은 6만 2천 원이다. 이제 패턴이 보인다. 당신이 어느 정도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이라면, 한 달에 실제로 내는 교통비는 기준 금액인 6만 2천 원에서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많이 쓸수록 더 많이 환급받으니까.
경기도 화성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청년이라고 해보자. 시내버스와 GTX를 이용해서 월 15만 원을 쓴다. 청년의 기준은 5만 5천 원이니까, 9만 5천 원이 환급된다. 실제로는 5만 5천 원만 내는 것과 같다. 이건 정말 크다. 대중교통 이용이 많은 청년들의 교통비 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거다.
이미 K-패스를 쓰고 있다면
이미 K-패스를 쓰고 있던 사람들은 자동으로 시스템이 업데이트된다. 새로운 카드를 받을 필요도 없고, 별도의 신청도 필요 없다. 기존 카드를 그대로 쓰면 된다. 다음 달부터 새로운 환급 기준이 자동으로 적용된다. 정말 간편하다. 사실 이게 정부 정책 중에서 시행이 제일 간단한 부분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할 게 없다.
그런데 혹시 모르니까 확인은 하는 게 좋다. K-패스 앱에 접속해서 너의 등록 상황을 확인하고, 이번 달 환급 금액이 실제로 제대로 계산되었는지 보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간혹 시스템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혹시 손해 보는 경우는 없을까
이 정책의 가장 똑똑한 부분이 바로 이거다. 모두가 손해 보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대중교통을 거의 안 타는 달이라면, 기존 K-패스 방식이 환급을 더 많이 해줄 수도 있다. 그럼 그 달에는 K-패스가 적용된다. 정부가 자동으로 두 가지 방식을 비교해서 너한테 더 유리한 것을 적용해주는 거다.
예를 들어 여름 휴가를 떠나서 그 달에 교통비를 거의 안 썼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기존 K-패스가 환급을 더 해줄 수 있으니까, 손해 보지 않는다는 거다. 정말 잘 만든 정책이다.
2026년 첫 달부터 바로 시작된다
1월 1일부터 시작이다. 설 연휴가 있어서 1월에 워낙 오갈 일이 많지만, 그렇다고 이 정책이 좋아진 건 아니다. 하지만 첫 달부터 시작되니까, 2월 초에는 확실히 첫 번째 환급금을 받게 된다.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새로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면 미리 신청해두자. 1월 1일이 되자마자 환급을 받으려면 카드 등록이 끝나야 한다. 기존 K-패스 사용자라면 신경 쓸 게 없지만, 신규 가입자라면 좀 빨리 움직이는 게 좋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신청할 테니까, 카드 발급이 지연될 수도 있다.
정리하며
서울과 경기를 오가며 살아가는 현대의 직장인들은 대중교통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그런데 그 대중교통 비용이 점점 커져가는 것도 현실이다. 정부가 이번에 도입하는 모두의 카드는 그런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정책이다. 특히 청년들과 어르신들, 그리고 아이들을 많이 키우는 가구들을 더 챙겨주는 모습이 눈에 띈다.
기준 금액을 초과한 부분을 통째로 환급해준다는 개념은 기존의 비율 환급과는 완전히 다르다. 많이 쓸수록 더 많이 환급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동시에 조금만 쓰는 달에는 손해 보지 않도록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다. 정말 잘 만든 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2026년 1월부터 당신의 대중교통비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