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래닛, 호텔을 팔아 비트코인에 올인한 기업, 주가 100배 폭등

핵심 요약

메타플래닛은 지난해 4월 호텔업에서 비트코인 기반 디지털 자산 기업으로 변신했습니다. 불과 1년 사이 주가가 최고 100배까지 폭등하며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이 되었지만, 최근 비트코인 시장 침체로 주가가 최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약세 속에서도 회장 사이먼 게로비치가 무려 1900억원을 조달해 대량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현재 비트코인 3만823개를 보유 중이며, 전 세계 상장사 중 4위, 미국 외 기업 중 1위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독특한 장면입니다. 시장이 공포에 떨고 있을 때 한 회장이 오히려 담대하게 판돈을 늘리고 있다니요. 비트코인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이 시점에, 메타플래닛의 이러한 결정이 정말 현명한 것인지, 아니면 위험한 도박인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왜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이 이 종목에 집중했던 걸까요?

호텔에서 비트코인으로, 한 세대에 한 번의 결정

메타플래닛의 변신은 우연이 아닙니다. 사이먼 게로비치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호텔업의 근본적 한계를 깨달았습니다. 하루아침에 매출이 제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것입니다. 호텔 사업은 높은 부채와 낮은 마진 구조 아래에 있으며, 모든 조건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전제 위에서만 가격이 형성됩니다. 거시적 충격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게로비치 회장은 이 시점에서 중요한 신호를 포착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통화 체제의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날로그 화폐에서 프로그래밍 가능한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판단 말입니다. 그래서 2024년 4월 메타플래닛은 DAT(디지털 자산 재무전략) 기업으로 정식 변신했습니다. 호텔 부동산을 처분하고 비트코인 축적에 집중하는 기업이 된 것입니다.

주가 100배 폭등의 광풍,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메타플래닛의 변신 후 첫 1년은 정말 드라마틱했습니다. 주가가 무려 최고 100배까지 폭등했으니까요. 이러한 급등에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반응했고,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종목 1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당시 국내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들은 메타플래닛에 대한 얘기로 들끓었습니다. 비트코인의 미래 가치를 믿고 과감하게 베팅한 기업이라는 긍정적 평가부터, 변동성이 큰 만큼 리스크도 크지 않냐는 우려까지 다양한 의견이 있었죠.

그런데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비트코인 시장이 4분기 들어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메타플래닛의 주가도 최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흔들렸고, 이 종목이 정말 좋은 선택이었나 자문하는 투자자들도 많아졌습니다. 비트코인에 올인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인지, 아니면 너무 위험한 집중 베팅인지에 대한 논쟁도 다시 불붙었습니다.

공포의 시장에서 1900억을 들고 나가다

바로 이 시점에서 메타플래닛은 오히려 역발상을 취했습니다. 지난달 우선주 발행과 비트코인 담보 대출을 통해 1억3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900억원을 조달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시장이 공포에 떨 때 저가 매수의 기회를 잡은 것이죠.

이런 결정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게로비치 회장의 명확한 전략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번 자금 조달은 단기 약세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본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적 확신과 규율 있는 자본 배분 원칙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과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라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재무 안정성에 대한 그의 설명입니다. 현재 메타플래닛의 부채비율은 약 1.1배로 낮은 수준입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무너진 금융기관들의 부채비율이 30~50배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건전한 수준입니다. 회장은 심지어 비트코인 가격이 80% 하락하더라도 현재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회사가 얼마나 신중하게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돈을 버는 영리한 방식, 옵션 프리미엄

메타플래닛은 단순히 비트코인을 사서 모으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시에 현금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옵션 프리미엄 전략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회사는 비트코인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때 손실을 보전해 주겠다는 조건의 계약(풋옵션)을 판매합니다. 그 대가로 현금을 먼저 받는 것이죠. 이것이 옵션 프리미엄입니다.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약정한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회사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프리미엄만 그대로 수익으로 가져갑니다. 반대로 가격이 약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이미 받은 프리미엄을 유지한 채 더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어떤 시나리오든 회사에 유리한 구조입니다. 가격이 올라도 프리미엄 수익을 얻고, 가격이 떨어져도 더 싼 가격에 비트코인을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축적하면서 동시에 현금 수익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3분기에만 이런 방식으로 1500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미래 금융, 비트코인이 기반이 된다고 믿다

게로비치 회장의 비전은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그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미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기초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비트코인은 희소하고 자체 보관이 가능하며, 이동 가능하고, 중립적이며, 프로그래밍 가능한 디지털 자본이라는 특성을 가졌습니다. 통화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특성들이 미래 글로벌 통화의 준비자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또한 가치 저장 수단을 넘어 신용 발행 담보, 글로벌 결제·정산 기반이자 디지털 금융 인프라의 지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메타플래닛의 목표는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1%인 21만개를 획득하는 것입니다. 현재 3만823개를 보유하고 있으니, 여전히 갈 길이 멀긴 하지만 회장은 이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회장이 공시된 보유량을 매도할 의사가 없으며, 다른 가상자산을 취득할 계획도 없다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비트코인만 모으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드러낸 셈입니다.

가격 전망 면에서 그는 매우 낙관적입니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고정되어 있지만 법정 화폐는 구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법정 화폐의 가치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궁극적으로 시가총액 100조달러, 개당 약 70억원 규모의 글로벌 통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이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장이 얼마나 큰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시점

메타플래닛의 사례는 여러 교훈을 줍니다. 먼저 비트코인과 같은 새로운 자산군에 대한 기업 차원의 확신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주가가 최고점의 4분의 1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추가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이는 일반 투자자들이 시장의 공포 속에서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대비시켜 줍니다.

또한 비트코인이 단순 투기 자산이 아니라 미래 금융 시스템의 구성 요소로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기업들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메타플래닛이 바로 그 선봉에 서 있는 것입니다.

물론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크고, 규제 환경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메타플래닛이 아무리 건전한 재무 구조를 자랑해도 시장 전체가 급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 속에서도 한 회장이 보여주는 확신과 전략은,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대상이 아니라 미래 자산이라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메타플래닛이 21만개의 비트코인 축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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