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시간에 떨어지는 경험
청약접수일이면 우리 부부는 따로 움직인다.
아내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나는 노트북으로.
“오전 10시에 오픈이니까, 9시 55분부터 기준을 봐.”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가 초가 바뀌는 순간, 손가락으로 신청 버튼을 누른다.
통상적으로 1초 안에 청약이 마감된다.
우리 부부는 그 1초 안에 들어왔다.
“나, 들어갔어.”
“나도.”
먼저 신청을 마친 후, 당첨 확률을 계산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희망과 현실이 만난다.
첫 번째 낙첨
2024년 봄.
서울 강남 신축 아파트 분양이 나왔다. 연 소득 160% 기준. 우리 부부는 200%였다.
여전히 신청했다. 추첨 물량도 있다고 했으니.
“추첨 넣으면 가능성이 있겠지?”
아내의 질문에 나는 대답했다.
“음… 추첨이니까.”
추첨이란 운이 좋으면 된다는 뜻이기도,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낙첨 통보는 다음 달에 왔다.
“안 되네.”
그게 전부였다.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추첨이었으니까.
두 번째 낙첨
2024년 여름.
이번엔 공공분양을 봤다.
공공분양은 소득 기준이 더 까다롭다. 맞벌이는 130%까지만.
우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
“안 들어가려나?”
사실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신청했다.
혹시 모르니까.
아무래도 일반 공급에서는 경쟁률이 수백 대 1이었다.
낙첨 통보가 왔을 때, 우리는 이미 예상했다.
세 번째 낙첨
2024년 가을.
이번엔 신청 기준을 더 넓게 봤다.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까지, 강남이 아니라 도심 외곽까지.
낙첨. 또 추첨 탈락.
이 시점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 소득이 문제인가?”
우리 부부는 월급쟁이다. 아내는 회사원, 나는 프리랜서. 둘 다 일을 하고 있고, 둘 다 소득이 있다.
정부는 “맞벌이 부부를 지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맞벌이가 하나의 페널티처럼 작동했다.
맞벌이가 가진 모순
청약 기준을 다시 읽어보자.
민간분양: 맞벌이 160% 이하만 신청 가능.
공공분양: 맞벌이 130%~200% (단계별).
우리 부부는 연 합산 소득이 약 180만 원.
즉, 월 소득 약 1500만 원.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이 약 480만 원이므로, 우리는 300% 이상이다.
대부분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문은 닫혀 있었다.
일반 공급에 들어가면, 경쟁률이 50대 1, 100대 1이었다.
“우리는 너무 많이 버나?”
아내가 농담처럼 말했다. 하지만 정말이었다.
정부의 정책은 “저소득 신혼부부를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저소득이 아니었다. 그럼 왜 문제가 생겼을까?
대출을 받았다.
충분한 목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둘 다 직장에 다니고, 둘 다 소득이 있어서, “부자”로 분류되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신혼생활 초기에 전세금을 마련하느라 적금이 비어 있었다.
2026년 개편이 나왔을 때의 심정
11월, 국토교통부의 발표를 봤다.
2026년 청약제도 대대적 개편.
한 줄을 읽다가 멈췄다.
“맞벌이 부부 소득 기준 상향”
공공분양: 연 1억 2000만 원 → 연 1억 6000만 원.
우리는 1800만 원인데, 이제 1억 6000만 원까지 인정된다는 것이다.
계산했다.
우리는 이제 공공분양 기준의 112% 정도가 된다.
“들어갈 수 있다는 건가?”
더 읽었다.
“혼인 중 집을 샀다가 팔아도, 현재 무주택이면 신청 가능.”
“부부 중복 청약 가능. 먼저 들어간 것은 유지.”
“배우자 청약통장 가입 기간 50% 인정.”
한 번에 이해되지 않았다.
다시 읽었다.
아, 이제는 우리 같은 부부도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2026년 개편의 실제 의미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가장 큰 문제는 뭐였나?
“결혼 페널티”였다.
결혼하면, 두 사람의 소득을 합산한다.
한 사람이 월 750만 원씩 버는 부부가 있으면, 합산 소득은 1500만 원이다.
그 기준이 높으니까, 대부분의 저소득 지원 정책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실제 생활은 어떨까?
두 사람이 모두 일하고, 모두 경력이 끊어질 수 있고, 육아 비용도 들어간다.
객관적으로는 “고소득”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월급쟁이”일 뿐이다.
2026년 개편은 이를 인정했다.
“맞벌이 부부여도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소득 기준 상향만이 아니다.
부부 중복 청약
과거: 부부가 동시에 특별공급에 당첨되면 모두 부적격.
이제: 먼저 청약한 사람의 당첨이 유지되고, 나머지 하나는 따로 처리.
이게 왜 중요한가?
과거에는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특별공급에 당첨되면, 둘 다 청약을 못 했다.
그러니 부부가 함께 청약 신청을 하지 않고, 대신 한 사람만 신청했다.
이제는 둘 다 신청할 수 있다.
당첨 확률이 (거의) 두 배가 되는 것이다.
배우자 청약통장 기간 인정
과거: 본인의 청약통장 기간만 인정 (최대 4점).
이제: 배우자의 통장 기간 50%까지 인정 (최대 3점).
청약 가점에서 통장 기간은 중요하다.
10년 이상 가입했으면 4점, 1년 미만이면 0점.
배우자의 기간도 인정되면, 신혼부부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점을 받을 수 있다.
혼인 중 집 매매 이력 완화
과거: 혼인신고일부터 계속 무주택이어야 함. 중간에 집을 샀다가 팔면 자격 박탈.
이제: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무주택이면 가능. 과거의 집 매매 이력은 무관.
이것도 큰 변화다.
신혼생활 초기에 전세를 얻었다가, 나중에 팔고 다시 청약에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부부에게 이것이 의미하는 것
2026년은 다를까?
우리는 다시 청약을 볼 것이다.
이번엔 다르게.
공공분양의 문이 열린다.
아내와 나, 둘 다 신청할 수 있다.
경쟁률이 100대 1인 일반 공급에서, 특별공급 경쟁률 20대 1 정도로 낮아진다.
가점도 더 높다.
배우자의 통장 기간도 인정되고, 무주택 기간도 길어졌다.
“이번엔 가능성이 있는 건가?”
여전히 쉽지는 않다.
하지만 “제로에 가까웠던” 가능성이 “실질적인” 가능성으로 바뀐 것이다.
그래도 현실은 남아 있다
하지만 꼭 집을 말해야 할 것이 있다.
당첨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
단지 문이 열렸을 뿐이다.
2026년 개편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이 확대된다고 했지만, 여전히 많지 않다.
공공분양은 전체 분양의 30% 정도다.
우리 같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 여전히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특히 아이를 낳은 부부들은 신생아 특별공급 물량도 쓸 수 있다.
우리는 아직 아이가 없으니, 그 우대를 받지 못한다.
또 하나.
2026년 개편이 “상반기”에 시행된다고 했지만, 정확한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2026년 상반기”는 1월일 수도, 6월일 수도 있다.
그때까지 우리는 계속 기다려야 한다.
현실적인 전략
그렇다면 우리는 뭘 해야 할까?
첫째, 청약통장을 계속 채운다.
현재 기간이 인정될 수 있으니, 끊지 않는다.
배우자의 통장도 유지한다.
2026년이 되면, 두 통장 모두 2년 이상 가입되었을 것이다.
둘째, 대출 상환에 집중한다.
소득은 높지만, 현금이 없는 게 문제다.
2026년까지 전세금을 줄이고, 목돈을 모은다.
당첨되었을 때 자금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정보를 계속 본다.
2026년 정책은 아직 변할 수 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
공고가 나면, 즉시 조건을 확인한다.
넷째, 심리 준비를 한다.
아직도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가능성”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2026년은 다를까?
요즘 우리 부부의 대화는 이렇다.
“2026년 올 해는 뭔가 달라질까?”
“어차피 당첨이 되려면 운이 좋아야지.”
“그래도 지금보다는 낫겠지?”
“응, 적어도 문이 열려 있으니까.”
과거 몇 년은 문이 닫혀 있었다.
소득이 높으면, 특별공급의 문은 닫혔다.
일반 공급만 남았고, 경쟁률은 100대 1을 넘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3번 떨어졌다.
2026년.
문이 열렸다.
동시에 여러 정책이 맞벌이 부부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
소득 기준 상향, 부부 중복 청약, 배우자 통장 인정, 과거 이력 완화.
이것이 모두 작동하면, 우리의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뀔 수도 있다.
당첨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최소한 “경쟁의 장”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결혼 2년차, 맞벌이 부부로서 느끼는 감정.
그건 작은 희망이다.
2026년, 우리도 한 번 더 도전한다.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약간의 근거를 가지고.
주요 기사 요약
2026년 주택청약 제도는 신혼부부와 출산 가구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부부가 각각 중복으로 청약에 당첨되어도 먼저 신청한 아파트의 당첨이 유지되는 제도로 변경되어 “결혼 페널티”가 사라진다. 배우자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도 50%까지 인정받을 수 있게 되고, 혼인 중 집을 샀다가 팔아도 현재 무주택이면 청약 가능하다. 공공분양 맞벌이 부부의 소득 기준도 연 1억 2000만 원에서 1억 6000만 원으로 대폭 상향되었다. 특히 출산 가구는 추가 청약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신생아 특별공급이 강화되어 전체 공급 물량이 연 7만 가구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다자녀 특별공급도 3자녀 기준에서 2자녀로 완화되며, 모든 특별공급 유형에 추첨제가 신설되어 가점이 낮은 청년층의 기회가 늘어난다.